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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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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전체 검사 1427명의 5%가 넘는 72명의 검사가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난 원인을 짚은 본보 보도 이후 검찰을 비롯한 각계의 반향이 잇따르고 있다.
▶본보 9월 22일자 A1·3면 참조
표현은 달랐지만 내용은 같았다. “박수도 좀 쳐줘야 안 떠난다”는 것.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은 외면한 채 ‘개혁 대상’으로만 여긴다면 힘이 빠져 떠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과 사회에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김종빈(金鍾彬) 검찰총장은 23일 “검찰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 등 긍정적인 면이 많은데 요즘엔 비판만 많아 일선 검사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며 “동아일보 기사는 검찰에 남아 열심히 일하는 검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홍만표(洪滿杓)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은 e메일을 보내 공감의 뜻을 나타내며 수사 때 일화를 소개했다.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사를 했다. 이사 당일은 물론 그 뒤로도 며칠 집에 못 갔다. 하지만 나나, 집사람이나 ‘좋은 일을 하니까’라며 서로 위로했다. 우리의 마음을 조금만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사뿐만 아니라 판사, 국가정보원 직원은 물론 다른 정부 부처 공무원들도 요즘은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설 자리가 없다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원에서도 더 이상 자부심, 봉사, 헌신만으로 공직에 봉직하는 때가 지나지 않았느냐는 말들이 많다”며 “공직자에 대해 비판만 한다면 공직에 남아있겠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국정원의 한 중견 직원은 “요즘 사회는 ‘공직자의 작은 결함을 크게 보자’는 분위기”라며 “음지와 헌신, 희생을 되뇌며 살아온 20여 년이 허망하다”고 말했다.
한 중견 변호사는 “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가면 욕먹는 일은 아무도 안 하려 하고, 속 편한 일만 찾는 풍조가 만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난 정권과 차별성을 부각시키거나 과거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특정 기관과 공무원을 매도하는 것은 국가 경영에 이익이 될 게 없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잘못한 것은 명백히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겠지만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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