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탈북… 체포… 변종혁군 목숨건 탈출기 인터넷 화제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탈북기를 인터넷에 연재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는 변종혁 군. 그의 옷차림과 표정에서 탈북 당시 겁에 질린 소년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연합뉴스
탈북기를 인터넷에 연재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는 변종혁 군. 그의 옷차림과 표정에서 탈북 당시 겁에 질린 소년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연합뉴스
“중국 공안에 붙잡혀 미성년자를 수용하는 북한의 구호소로 넘겨졌을 때 구호소에 수용된 동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 가는 것을 보고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한 탈북 청소년이 목숨을 걸고 6차례나 시도한 탈북 경험담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다.

서울시립 청소년 직업센터인 ‘하자센터’의 퍼포먼스 연주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종혁(18) 군이 그 주인공. 2004년 1월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온 변 군은 올 2월부터 7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하자센터 홈페이지(www.haja.or.kr)에 ‘솔’이란 필명으로 탈북 경험기를 올렸다.

변 군이 처음으로 북한을 탈출한 것은 열두 살 때인 1999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중국의 친척 집에 머물고 있던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혼자서 두만강을 건넌 것이 첫 탈북”이라고 밝혔다.

이후 변 군은 북한에 남아 있던 누나와 동생을 데리고 나오기 위해 북한에 두 차례나 다시 들어갔고 중국 공안원에게 붙잡혀 북한으로 넘겨지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탈북을 감행했다.

그의 탈북기는 죽을 고비와 고통, 엄습해 오는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변 군은 “겨울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도 않은 두만강을 죽을 각오로 건너기도 했고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기차 밑에 매달려 탈북을 시도했던 적도 있다”고 적었다. 또 “중국을 벗어난 뒤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씩 산을 넘기도 했고, 한여름에 천막으로 덮인 트럭의 짐칸에 누워 10시간씩 버틴 적도 있다”고 밝혔다.

변 군과 변 군의 어머니, 누나 등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3개국을 거쳐 2004년 1월 한국 땅을 밟았다. 변 군은 “한국 땅을 밟는 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란 느낌이 들어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신학교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해 목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는 변 군은 “탈북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를 알리고 싶어 인터넷에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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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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