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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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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뚱하고 허약해지는 아이들=2002년 서울지역 초중고교생 중 남자의 17.9%, 여자의 10.9%가 비만에 해당됐다. 1979년 남자 1.78%, 여자 2.4%에 비하면 남자는 10배, 여자는 4.5배로 늘어난 것. 1990년대 이후 청소년 비만이 급격하게 늘어난 결과다.▶표 참조
인제대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는 “높은 칼로리 섭취도 문제지만 활동량이 줄어든 것이 비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비만으로 인한 간 기능 이상,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소위 성인병에 걸리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3년 남학생의 경우 제자리멀리뛰기는 1999년 218.1cm에서 205.6cm로 12.5cm가 줄었다. 윗몸일으키기는 43.8회에서 40회로, 팔굽혀펴기는 28.3회에서 22.5회로 떨어졌다.
서울 송파구 석촌중 김찬우 교사는 “입시에 모든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학생들도 체육 과목을 기피한다”며 “많은 학생들이 체육은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전했다.
● 운동할 시간이 없다=여기에는 체육시간이 줄어든 것이 큰 원인이다.
2000년부터 시행된 7차 교육과정에서 학교 체육과목의 수업시간이 중3년생과 고1년생은 주당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축소됐다. 고2, 3년생은 아예 선택과목으로 바뀌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3 남학생의 31%, 여학생의 41%가 체육수업을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김영조 장학관은 “방과 후 자율적으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인데 입시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이용식 연구원은 “선진국은 학교와 지역클럽에서 상호보완적으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체육수업 시간을 줄여 최소한의 운동 기회조차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 운동할 장소도 없다=고려대 류태호 체육교육과 교수는 “학생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형 체육관 시설이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 이러한 체육관을 갖춘 학교는 5%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 수내고 나인석 교사는 “학교에 탈의실과 샤워실이 갖춰지지 않아 특히 여학생들은 옷 갈아입기 귀찮고 땀 흘리기 싫어 체육과목 선택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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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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