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入 논술고사 가이드 라인]“시험이 코앞인데 어쩌나…”

  • 입력 2005년 8월 3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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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원서접수 첫날… 가슴 두근두근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첫날인 30일 서울 강남교육청을 찾은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강병기 기자
수능 원서접수 첫날… 가슴 두근두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첫날인 30일 서울 강남교육청을 찾은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강병기 기자
30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논술고사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일선 학교, 학원가 및 학생들은 처지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학교와 학원가에서는 논술고사의 원래 취지로 돌아가는 것이 학생 지도와 사교육비 축소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환영했지만 당장 2학기 수시모집 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지도교사와 학생들은 당황하는 기색이다.

▽“준비도 쉽고 바람직”=대부분의 교사와 고교 1, 2학년생들은 “대학별로 각기 달랐던 복잡한 논술 유형에서 벗어나 쉽게 입시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많은 강사가 교육부의 이번 가이드라인이 ‘현재형 성적’이 아니라 논리성, 개성 등 ‘잠재적 역량’을 평가한다는 논술고사의 근본 취지에 부합한다며 환영했다.

서울 자운고 이희세(李僖世) 국어교사는 “영어 지문, 수리 및 과학 논술이 없어지면 교사와 학생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서 밝힌 ‘일반형 논술’이라면 학교에서 지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진명여고 1학년 안혜진(17) 양은 “그동안 통합교과형 논술에 부담을 느껴 학원을 다녔는데 유형이 단순화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당황한 입시 현장=그러나 9월의 2학기 수시 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진학지도 교사, 학생, 학원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정 대학을 겨냥해 1학기부터 영어 지문이 들어간 논술, 수리 과학 논술을 준비하던 학생들도 허탈감을 보이고 있다.

부산 용인고의 박만제(朴万濟) 교사는 “교육부가 요구하는 논술이 도대체 어떤 형태인지 모르겠다”며 “이미 2학기 수시모집 요강을 낸 대학들이 이 가이드라인에 얼마나 충실할지 몰라 진학 지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인천연수여고 3학년 이지현(19) 양은 “특정 대학을 목표로 7월부터 영어공부에 몰두해 왔는데 시험을 한 달 앞두고 영어 제시문을 금지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우리가 교육부의 실험용 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이과 학생들 중 상당수는 수리 및 과학 논술이 없어지고 일반 논술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석록 대치 메가스터디학원 원장은 “대학이 2학기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한 상태에서 교육부가 학생들의 허탈감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이번 방침을 밝혔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이 다음 학기부터 적용되기만 해도 입시 현장과 수험생들의 혼란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 stein33@donga.com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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