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경북 포항시 신광면 54회째 광복기념축구대회

  • 입력 2005년 8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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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년인 올해는 더 힘차게 뜁시다.”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토성리 신광중 운동장에는 15일까지 3일 동안 ‘광복기념축구대회’가 열린다.

김만진(金萬鎭·50) 신광면체육회장은 운동장에 모인 1500여 명의 주민을 향해 “유서 깊은 ‘광복기념 신광면민 축구대회’를 오랫동안 이어 나라를 되찾은 뜻을 새기자”며 이같이 말했다.

면민들은 1947년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축구대회를 처음 열었다. 올해로 54회째인 축구대회는 6·25전쟁과 가뭄이 심했던 때를 제외하곤 해마다 마련됐다.

농촌의 고령화로 축구팀을 구성하기 어려운데도 매년 이 행사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출향인들이 적극 참여한 덕분. 올해도 22개 마을에서 28개 축구팀을 구성했다.

출향인들은 여름휴가를 체육대회에 맞춰 할 정도여서 이 ‘광복축구’는 고향과 출향인을 잇는 가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고향을 찾아 선수로 뛴 송정희(29·경기 수원시) 씨는 “신광면 출신은 전국 어디에서 살더라도 광복기념 축구대회를 추석이나 설처럼 생각한다”며 “먼 훗날에는 지금의 아이들이 축구대회를 마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면민들이 이 같은 축구대회를 마련한 한 계기는 지명 때문. 7세기 신라 진평왕이 면(面)을 둘러싼 비학산에서 밝은 빛줄기가 뻗어 나오자 이 지역을 신광(神光)으로 부른 데서 ‘빛을 되찾은’ 광복(光復)의 의미를 남다르게 찾은 것.

광복 60년을 맞아 올해는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작은 태극기를 흔들며 ‘나라사랑, 독도사랑’을 다짐하기도 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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