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버림받은 아이들-독신녀 엄마 ‘제2의 가족’ 이뤄

  • 입력 2005년 8월 4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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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검사동의 사회복지법인 ‘한국SOS어린이마을’ 대구마을.

이곳에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와 결손가정 청소년 등 부모가 없거나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게 된 100여명이 어머니가 되기로 서약한 20∼40대 독신여성과 가정(13가구)을 이뤄 사랑을 나누며 살고 있다.

중학생 언니 2명과 얼마 전에 온 4살짜리 대성이, 수빈이 등과 ‘제2의 가족’으로 만나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지란(12) 양은 이곳 인터넷 홈페이지(daegu.koreasos.or.kr)에 자신의 생활에 대해 밝혔다.

‘대성이와 수빈이는 처음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고 웃음도 없었지만 지금은 저를 병아리처럼 따라 다닌답니다. 저는 여태껏 철없이 응석이나 부리며 지내왔지만 두 동생이 생기면서 제법 어른스러워졌답니다. 언제나 웃음이 가득한 우리 집이 됐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곳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의해 전국 최우수 아동복지시설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전국 아동복지시설 460개소를 비교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곳은 앞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복지시설 양육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원장인 장효원(張曉元·49) 요셉 신부는 “의지할 데 없는 아이들에게 어머니 역할을 하며 헌신해 온 분들의 노력과 사랑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로 지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 마련이 걱정이라는 장 신부는 “경제가 어렵지만 독지가들이 복지시설의 새싹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63년에 설립된 한국SOS어린이마을은 아동복지시설로 서울과 순천에도 지부(마을)를 두고 있다. SOS는 ‘우리 영혼을 구하소서(Save Our Souls)’의 약자.

이들의 후견인인 ‘SOS어머니’는 독신여성들로 3∼4년의 준비과정을 거친 뒤 어머니 자격을 얻게 된다.

SOS어머니인 스텔라(세례명·52) 씨는 “15년 전 무더운 여름날 사랑스런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 처음 이곳의 문을 두드릴 때의 기억이 새롭다”며 “이곳에서 얻은 아들과 딸을 통해 삶과 사랑, 가족의 의미를 배웠다”고 밝혔다. 문의 053-983-6928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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