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꽉 막힌 길음뉴타운

  • 입력 2005년 7월 28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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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에서 삼양로를 거쳐 길음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길이 출퇴근 시간이면 차로 30분이 걸립니다.”

4월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 입주한 김모(36) 씨는 이 동네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정체를 떠올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곳은 원래도 정체가 심했지만 길음뉴타운에 5200여 가구가 입주한 지금 체감 정도가 더 심해진 것. 게다가 2008년까지 길음뉴타운에 9000여 가구가 더 입주하고 2012년이면 인접한 미아뉴타운에도 4000가구가 추가로 들어와 교통 정체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은 서울시가 뉴타운 개발 전인 2003년 이 지역의 교통량을 분석한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다.

서울시 뉴타운사업본부의 ‘길음뉴타운 기본계획’에 따르면 이 지역 교통량은 길음역 앞이 2003년 평균 시간당 7913대에서 길음·미아뉴타운이 마무리되는 2011년에는 1만3591대로 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삼양로 미아초등학교 앞은 시간당 2884대에서 5057대로, 정릉로 숭덕초등학교 앞은 4235대에서 6081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타운사업본부는 자체 보고서에서 “2011년 차량이 포화상태가 돼 인근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며 “뉴타운 사업 시행 후 자동차 이용은 한계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길음뉴타운은 타운을 중심으로 동쪽에 삼양로(왕복 4차로), 남쪽에 정릉로(왕복 8차로), 남동쪽으로 미아로(왕복 8차로)가 주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원래 판자촌이던 이 지역을 뉴타운으로 지정하면서 입주자들이 가구당 1.7대의 승용차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 주변 도로는 거의 확충되지 않았다.

서울시의 대안은 뉴타운 서쪽 외부 경계선을 따라 정릉로로 빠지는 4차로 도로를 신설하는 한편 △대중교통으로 유도 △타운 내 세부도로망 확보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주민 강모(53) 씨는 “교통은 주거지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며 “지금처럼 막혀서는 서울시 말대로 정말 살기 좋은 동네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타운사업본부 측은 “뉴타운 주변의 외곽도로를 대폭 확대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일부 간선도로를 활용하고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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