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500쪽 분량의 이 자서전에는 그동안 은사와 제자, 직장동료, 가족, 친구, 사회 지인과 나눈 편지글 180여장이 수록됐다.
김 교장은 “일반 자서전을 쓸 경우 자화자찬이나 해명으로 흐를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자서전에는 은사에 대한 제자의 서운함까지 그대로 담겨 있다.
“저는 공부를 잘했고 학예회 때 인사말 독창 등을 독차지 했지요. 하지만 모든 대회에는 반장 민식이만 데리고 나가셨어요. 그럴 때마다 속이 상해 오기로 더욱 열심히 공부했지요.”(장현자·꽃꽃이학원 원장)
김 교장은 “한 제자로부터 ‘다른 선생님이 육성회비를 안냈다고 혼내는데 선생님께서 중간에서 말려주신 것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는 편지를 받았다”며 “기억도 안나는 말 한마디와 행동이 그들의 마음속에 그렇게 오래 남아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에게 인생은 여러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결국 핵심 주제는 사랑인 것 같다고 회고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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