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사기대출피해 은행도 30% 책임”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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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이홍철·李洪喆)는 미도파그룹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은 조흥은행 등 5개 금융사가 미도파 박영일(朴泳逸) 전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3일 “은행도 대출심사를 잘못했으므로 30%의 책임을 지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 씨 등이 1995, 1996년도 재무제표의 분식회계를 지시한 책임도 있지만 금융기관들도 기업의 재무상태를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고 돈을 빌려줬으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날 ㈜진로의 분식회계로 대출금 등을 돌려받지 못한 하나은행이 장진호(張震浩) 전 진로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은행에 20%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작성한 책임이 있지만 은행도 진로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용평가기관의 보고를 받았다”며 “은행은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공익적 역할도 가진 만큼 도덕적으로도 철저해야 한다는 뜻에서 은행 책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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