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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23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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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꿈을 위해=공학도인 한밭대 정보통신컴퓨터공학부 김필규(金必圭·61) 교수는 최근 직접 부른 아리아(오페라의 독창 가곡) 14곡을 담은 성악 CD ‘나의 열정’을 냈다.
그는 어려서 음악가가 꿈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노래를 잘 불러 ‘음악신동’으로 불렸고 중학교 때에는 밴드부에서 활동했다.
“음악으로는 먹고 살기 어렵다”는 부모님의 만류로 공대에 들어갔지만 미련이 남았다. 대학 시절에는 술자리에서 아리아를 자주 불렀다. ‘스테파노’(세계적인 테너 이름) 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1월 “환갑 기념으로 성악 CD를 내자”는 자녀들의 제안으로 다시 음악을 찾았다. 파바로티의 네순도르마(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를 가지고 연습을 시작했다. 파바로티의 노래는 고음이어서 한국에서는 성악가도 잘 부르지 않는다.
3개월 쯤 연습을 하니 목에서 피가 나왔다. 가족들은 “회갑 기념하려다 병 나겠다”며 말렸지만 연습을 계속해 결국 올해 1월 하이체(높은 음자리의 도)를 따라 잡았다.
CD 선물받은 이탈리아 나폴리의 지휘자 겸 현지신문 음악담당 기자 피나 라디첼리는 “정열적인 가사 전달이 음악의 미술사를 연상하게 한다”는 평론 기사를 썼다.
▽더 깊은 연구를 위해=중부대 국어국문학과 신웅순(申雄淳·54) 교수는 지난해 대전시 무형문화제 14호인 한자이(韓子伊) 명창의 전수자가 됐다.
그는 시조 시인 겸 평론가지만 시조창은 배운 적이 없었다. 1920년대 이전만 해도 가객들이 시조도 짓고 창도 겸했지만 전공이 분화되면서 시조창은 작사자와 가수처럼 서로 쉽게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노래를 모르고 가사를 지을 수 있나.”
그는 1997년 명창 한 씨를 찾아가 지도를 부탁했다. 하루 수 시간씩 땀 흘려 연습한 결과 2003년과 지난해 연이어 전국시조창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신 교수는 시조창을 배운 뒤 연구가 깊어져 ‘시조창 연원’ 등 관련 논문 4편을 썼다. 현재 쓰고 있는 논문 ‘시조창의 분류’는 시조창의 리듬 가락 진행을 알지 못하면 쓰기 어려운 논문이다.
시조창의 대중화에도 나서 종종 초등학교를 방문해 시조창을 강의하고 중부대에는 다음 학기 시조창 교양과목 ‘시로 배우는 음악’을 개설할 예정이다.
신 교수는 “시조창은 노인의 심심풀이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음악 문학”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그는 23일 평송수련원에서 열리는 한자이 명창의 공연 ‘중(中)과 화(和)의 세계’에서 시조창을 열창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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