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中‘꽃게 싹쓸이’ 계속 방치할건가

  • 입력 2005년 5월 6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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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 서해안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꽃게는 살이 꽉 차고 등딱지에 알을 품어 미식가의 봄철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특히 꽃게의 키토산 성분은 항암효과가 있으며 단백질과 칼슘 등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은 영양소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주산지인 서해안에서 꽃게가 거의 자취를 감춰 어민들이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어획량이 줄다보니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 꽃게를 파는 상인과 소비자들도 울상이다.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서해안 꽃게어획량은 2002년 1만8159t에 이르렀으나 2003년 9076t, 지난해에는 2597t으로 줄었으며 올 들어서도 사정은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에서 출어경비를 대출받아 간신히 버텨오던 어민들은 올해도 꽃게가 잡히지 않자 급기야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지난달 옹진군 대청도 어선들이 집단으로 어로한계선을 이탈해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조업하다 해군에 적발됐다. 이어 연평도 어선들은 1일 NLL 주변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4척을 붙잡아 연평도에 강제 억류시켰다.

해양환경 전문가들은 꽃게가 사라진 것은 해양오염 등에 따라 어장이 황폐해진데다 서해연안의 수온이 낮아지는 등 서식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어민들은 중국 어선의 ‘싹쓸이 월선(越線) 조업’이 극성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은 오래전부터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NLL 방향으로 어장(조업허용구역)을 확장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해양 경계업무 등을 이유로 어민들의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어민들은 또 다시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 지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어민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승부 인천종합어시장 사장 ifishm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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