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분당선 연장 사업 ‘저속기어’

  • 입력 2005년 4월 6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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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분당선 연장선(경기 분당 오리역∼수원역 18.2km) 건립사업이 사업예정지 내 공장 이전과 역사 신설 민원 등으로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200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는 1조5000억 원. 택지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용인과 수원의 서울 출퇴근 교통수요를 분담하게 되며 개통 첫해인 2009년에는 하루 52만 명, 2028년에는 75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6개 공구로 나눠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사업자를 선정하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녹십자 공장이전이 최대 걸림돌=2공구인 용인 구갈역∼상갈역(2.4km) 구간은 아직 사업자 선정조차 못한 상태다. 이는 구갈역사가 들어서야할 녹십자 신갈공장(2만 평)의 이전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4년째 표류하고 있기 때문.

당초 용인시는 남사면에 지방산업단지를 만들어 녹십자 공장을 이전시킬 계획이었으나 송탄 상수원보호 등으로 인해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공사기간 3년을 최대한 단축해도 올해 상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녹십자가 이전해야 한다.

녹십자 측은 그러나 “신갈공장은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본 공장이라 대체공장이 완공되기 전에 가동을 중단하기 힘들다”며 “오창산업단지 등 후보지를 검토 중이지만 공장신설 등을 감안하면 1, 2년 이내에 공장을 내주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특히 구갈역사는 용인경전철(구갈∼에버랜드 18.47km)과 만나는 환승역사로 역사건설이 늦어지면 역시 200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 경전철과 구갈역세권(11만 평) 개발사업 또한 연쇄 지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역사 신설해 달라=여기에 역사 신설요구도 봇물을 이뤄 공사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용인시는 최근 주민민원을 고려해 죽전∼구성, 구성∼구갈역 사이에 각각 1개씩의 역을 신설해줄 것을 기획예산처에 요구했다.

이 밖에 630억 원에 이르는 상갈역사 건립비도 기획예산처와 용인시가 서로 부담하라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분당선 연장선 건립이 지연될 경우 경전철과의 환승이 불가능해 동백지구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2008년경에는 이 일대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녹십자가 공장을 비워줘야 구갈역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국가사업으로 강제수용도 가능하지만 사기업인 점을 감안해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시 측도 “녹십자 측에 이달 말까지 최종 이전계획을 가지고 올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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