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논곡초등학교 ‘인터넷 방송국’

  • 입력 2005년 3월 28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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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곡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7)을 둔 주부 함경애(38) 씨는 요즘 아들이 등교하고 나면 바로 컴퓨터를 켠다.

학교측이 매주 월, 토요일 전교생이 모이는 조회 등 주요행사는 물론 교육 및 특별활동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영해주고 있기 때문.

김 씨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볼 수 있어 자녀 지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논곡초교는 지난해 9월 인터넷 방송국(www.nongok.es.kr)을 설치했다.

‘한자 연상을 통한 창의력 계발 수업’ 등 학년별 특색수업 실황이 매주 방송을 탄다. ‘감성지수 높여주는 우리들의 영화이야기’ 등 과학 교무 연구 윤리 정보 체육부 등이 각각 기획해 진행하는 주제별 특색 수업도 방영된다.

특히 매주 토요일 학교가 선정한 좋은 책을 읽은 학생들이 돌아가며 소감을 발표하는 ‘책과의 이야기’는 학부모들의 시청률이 매우 높은 ‘인기 프로그램.’

특별활동 시간에 학생들이 스튜디오에서 공연하는 연극과 뮤지컬, 답사활동 등도 교실마다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 방영된다.

전교 어린이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학생들의 공약발표회와 입학식, 졸업식 등도 모두 인터넷 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은 김순남(53) 교장의 제안에 따라 시작됐다.

교육현장을 촬영해 학부모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감이 두터워지고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학예회나 특기적성교육 발표회가 열려도 직접 참가할 수 없었던 상당수 맞벌이 가정 학부모들도 실시간 방송이나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귀여운 자녀의 발표 모습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은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인희 교사의 지도에 따라 5, 6학년생 9명이 제작한다.

김 교사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방송에 필요한 콘티를 결정하면 카메라 촬영과 리포팅 편집 자막 등 모든 작업을 학생들이 담당하고 있다.

교통질서 지키기와 예절, 건강 등을 주제로 정해 매달 전교생에게 방영하는 ‘논곡방송(NBS)은 말한다’는 수준급 캠페인 프로그램.

방송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6학년 노지수 양(12)은 “내가 촬영하고 편집한 프로그램을 친구들이 재미있게 시청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달 부터는 학부모를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방송한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매주 전문강사를 초빙해 요가와 스포츠댄스 교실 등을 열어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것.

김 교장은 “인터넷 방송이 시작된 이후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부쩍 커졌다”며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됨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교육 시스템이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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