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교육비 경감대책 1년’ 성과 발표

  • 입력 2005년 2월 16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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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교육방송(EBS)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 시청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10만6000원 줄어드는 등 지난해 2월부터 추진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성과를 거뒀다고 16일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날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 발표 1주년을 맞아 추진 결과를 내놓으면서 추정치 등 근거가 빈약한 수치를 주요 성과로 제시해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모바일 여론조사기관인 ‘엠비존씨엔씨’에 의뢰해 학생과 학부모 각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능 강의를 보는 가구의 사교육비가 월 37만7000원에서 27만1000원으로 10만6000원(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강의를 시청한다는 응답자는 학부모 58.2%, 학생 41.8%였으며 하루평균 시청시간은 1.7시간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수능 강의 실시 이후 대도시 24.1%, 중소도시 34.1%, 읍면지역 32.6% 등 전국적으로 사교육비가 절감됐다. 서울 강남지역에서도 월평균 54만 원에서 37만 원으로 31%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목적고 과열 진정=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따른 특목고 운영 정상화 방안으로 외국어고 신입생 입학경쟁률이 지난해 3.80 대 1에서 2005학년도에는 2.57 대 1로 줄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무분별한 특목고 입학 열풍으로 인한 사교육 과열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교육부는 저소득층 및 소외지역 학생 3100명에게 개인컴퓨터를 제공해 소득계층별,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전인수식 해석 빈축=교육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1년간 추진한 결과 2004학년도 학원 수강생 수가 전년에 비해 약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12% 감소’의 근거에 대해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학원 매출액 감소분 8.3%와 학원 수강료 인상분 4.6%를 토대로 자체 계산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학원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영향도 있지만 장기화한 경기침체의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교육부가 의뢰한 설문조사에서도 학부모의 27.5%가 사교육비를 줄인 이유로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를 들었다.

또 통계청 발표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뿐만 아니라 기술 및 직업훈련 학원 등 모든 종류의 사교육기관을 망라하고 있다.

▽결과 분석 노력 부족=교육부는 1년 전인 지난해 2월 안병영(安秉永) 당시 교육부총리의 주도 아래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

5월과 11월에는 전국 고교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조사해 발표하는 등 대책의 효과 분석에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정작 대책 발표 1주년을 맞아서는 새로운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이날 성과 발표도 과거의 자료를 대충 종합해 놓은 것이 전부였다.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을 가려 앞으로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외면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안 부총리가 경질된 이후 전임 장관의 역점 사업이었던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대한 교육부의 의지가 식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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