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만화]초등영어 500단어면 충분…5세부터 漢字 ‘그리기’

  • 입력 2005년 2월 14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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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서울 교보문고 어린이서가 앞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어린이들이 보는 책은 예외없이 고전이나 역사를 만화형식으로 꾸민 학습만화이다. 학습만화는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박주일 기자
초등학생들이 서울 교보문고 어린이서가 앞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어린이들이 보는 책은 예외없이 고전이나 역사를 만화형식으로 꾸민 학습만화이다. 학습만화는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박주일 기자
《수학, 과학은 물론 한문, 역사, 신화, 영어에 이르기까지 바야흐로 ‘만화로 공부하는’ 시대가 됐다. 만화는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수학, 과학 등 아이들이 어려워하고 딱딱하게 여기기 쉬운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문학작품이나 위인전만큼은 반드시 일반 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조언한다. LC교육연구소 박승렬 소장은 “만화를 통해 문학작품이나 위인전을 접할 경우 원작이 지닌 의미나 재미, 감동을 맛보기 어렵고 단순히 줄거리만을 파악하는데 그치기 쉽다”고 말했다.》

◆역사

길고 복잡한 역사의 흐름을 이야기를 통해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다. 초등학생뿐 아니라 역사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고교생도 기초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부모가 만화책에 나온 역사적 사건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보거나 해당 지역을 탐방해 보면 더욱 효과적이다. 가령 삼국통일 부분을 읽었다면 아이와 함께 경주를 여행하거나 삼국통일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장희빈은 나쁜 여자였다’와 같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역사적 사실을 단정 짓거나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덧붙여 과장하거나 왜곡된 내용을 담은 책은 피해야 한다.

역사 만화학습서 추천 도서
맹꽁이 서당윤승운(웅진닷컴)
(이문열·이희재)만화 삼국지이문열,나관중,이희재(아이세움)
먼나라 이웃나라이원복(김영)
만화 한국사 이야기이이화,원병조(삼성출판사)
(만화로 보는)그리스 로마 신화토머스 불핀치(가나출판사)
장보고 해상왕 전기박광서,스튜디오 하늘(웅진닷컴)

◆영어

아이의 영어 실력이 일정 수준 갖춰졌을 때 권하는 것이 좋다. ‘백설공주’ ‘피노키오’ 등 친숙한 내용이나 추리소설 등 아이가 좋아하는 내용을 다룬 책이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에 사용된 어휘 수준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학생 권장 영어 어휘는 600개 정도다. 만화책에는 이보다 적은 300∼500개 정도의 단어를 활용한 것이 적당하다. 단어 수는 책 앞장이나 뒷장에 표시돼 있다. 흥미를 유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체계적인 학습을 원할 때는 만화책의 비율은 50%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 영어 만화책은 카세트테이프가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테이프를 들으며 이야기하면 효과적이다.

외국 만화책을 번역한 책은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아이를 대상으로 한 만큼 모르는 표현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영어 만화학습서 추천 도서
영공전설이경탁,노미영(웅진닷컴)
기적의 마법 영어티티카카(글수레)
수리수리 영어 단어유쾌한 공작소(학원사)

◆수학

아이가 수학에 대해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가진 경우 기본원리가 재미있게 설명돼 있는 수학만화책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단순히 계산법을 다룬 것이 아니라 수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된 책이 좋다.

즉 무조건 분수 계산법을 알려주기보다는 ‘분수가 왜 태어났나, 분수라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 등을 먼저 깨닫게 해주며 수학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

수학의 탄생과정이나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도 수학을 다채롭고 즐거운 분야로 인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수학-경제 만화학습서 추천 도서
수학마왕김린(웅진닷컴)
수학이 사라진 나라의 모험마사키 고우쇼우(홍)
판타지 수학대전그림나무(민서각)
수학비타민A∼E히사카주 카토(반석출판사)
정갑영 교수의 재미있는 두루누리 경제정갑영,박철권(두산동아)
만화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보도 섀퍼(을파소)
백만장자에 도전하기그림나무(필북)
단숨에 깨치는 경제상식석혜원(웅진닷컴)

◆한자

한자는 기본 200자 정도만 잘 익혀두면 다른 한자도 쉽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한창 호기심이 많은 5∼6세부터 자연스럽게 만화책을 접하면 효과적이다.

연습장을 따로 만들어 책을 통해 익힌 한자를 써보는 것도 좋다.

부모가 만화책으로 “한자자격증시험 ○급을 떼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과욕을 부리면 아이에게 부담을 줘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한자가 너무 많이 나온 책은 쉽게 싫증을 낼 수 있고 이야기에 억지로 한자를 끼워 맞춘 경우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한자 만화학습서 추천 도서
마법천자문시리얼,김창환(아울북)
장비의 못말리는 한자삼국지신창환,전형준(즐거운 아이들)
수리수리천자문디지털코믹(학원사)
한자 삼국지조성계(교학사)
교육부지정 상용한자1800고우영,윤승운 외(주식회사관우)

◆문학

문학이나 위인전은 만화가 아닌 일반책을 읽도록 해야 한다. 원작의 의미나 작가의 의도를 잘 살린 만화책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예원 오길주 원장은 “만화책으로 문학작품을 읽을 경우 줄거리는 파악할 수 있지만 원작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을 맛보거나 상상력, 표현력 등을 키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어휘 발달이나 독해 능력 등을 키우는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만화를 먼저 읽고 일반책을 볼 경우 원래 작품이 지닌 의미를 맛보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위인전 역시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희극화하는 경향이 있어 만화책으로 접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문화 만화학습서 추천 도서
땡땡의 모험에르제(솔)
검정 고무신도래미,이우영(파랑새 어린이)
떠돌이 검둥이이향원(산하)
뿌리이두호(산하)
아홉살 인생위기철(청년사)
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오진희,신영식(파랑새어린이)
아트 슈피겔만(아름드리미디어)
외뿔이오세영(게나소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바스콘셀로스(청년사)
호두나무 왼쪽 길로박흥용(황매)
십시일반박재동 외, 국가인권위원회(창작과 비평사)

◆과학

지식보다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구성된 책이 아이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

만화책을 통해 교과서 내용을 모두 익히게 하기보다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학교 공부에 도움을 주고 싶다면 교과 과정에 관련된 내용을 다룬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잡지에 연재되는 만화라면 어느 책에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기록해두고 학교 진도에 맞춰 찾아보는 것도 방법.

서울 예일초등학교 박종규 교감은 “‘열의 전도’ 등 아이가 특별히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부모가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을 함께 찾아보며 공부하면 과학에 대한 지식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게 너무 어려운 내용을 다루거나 전문적인 용어를 설명 없이 사용하는 경우는 피하도록 한다.

과학 만화학습서 추천 도서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시리즈최덕희,강경효 외(아이세움)
단숨에 깨치는 과학상식김석천,김석호,박득현(웅진닷컴)
머리가 똑똑해지는 원리과학C3 창작(두산동아)
소년 파브르의 곤충 모험기홍승우(애니북스)
자료:웅진닷컴, 교보문고, 문예원, LC 교육연구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Q & A▼

Q: 학습만화책을 많이 사주면 만화책만 좋아할까봐 걱정인데….

A:아이들은 학습 만화책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책을 찾는 경우가 많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학습만화책은 관련 분야에 흥미를 유발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Q: 초등 고학년생 아이가 만화책만 보고 일반 책은 안 본다.

A: 창작동화, 전래동화 등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책을 권해 만화책의 비율을 줄여보라. 초등 고학년이 돼서도 계속 만화책만 보는 아이들은 기본 어휘력이 부족해 일반적인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 해 재미를 느끼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어휘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Q: 학습만화책과 일반책의 비율은 어떻게 조절하는 것이 좋은가.

A: 수학, 과학, 한자, 영어 등은 만화책을 이용해 관련 분야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소설 위인전 등 문학작품은 일반 책을 읽어야 어휘력과 표현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만화책만 볼 경우 만화책 4권을 보면 일반책 1권을 보도록 하는 등 부모가 개입해 교정할 필요가 있다. 이후 만화책 2권을 보면 일반책 1권을 읽도록 하는 등 만화책의 비율을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Q: 학습만화책은 몇 살 때 보는 것이 좋은가.

A: 기초 지식을 만화로 배우며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데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가 효과적이다. 중학생부터는 학습만화를 통해 얻는 지식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수준 있는 책을 선택해 읽는 것이 좋다.

Q: 좋은 학습만화책을 고르는 방법은….

A: 이름 있는 작가나 출판사에서 펴낸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감수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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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주신 분:

고려대 심경호 교수(한문학), 김용택 시인, 서울사대부설여중 윤종배 교사, 서울 유석초등학교 최재홍 교사, 이루넷 위싱웰영어전략연구소 계영아 수석연구원, 어린이 과학동아 이억주 편집장, 가나출판사 이소영 교육팀장, 김린 ‘수학마왕’ 작가, 장길수 ‘역사만화 미국사’ 작가, 두산동아 윤상석 과장, 웅진닷컴 이태웅 만화팀장, 아울북 강유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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