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리산주변 동물 교통사고 2004년 하반기 1402마리

  • 입력 2005년 2월 4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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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주변 도로에 야생동물 통로가 없어 하루 평균 7마리 가량이 차에 치여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박종화 교수팀이 환경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7∼12월 지리산권 4개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은 야생동물들을 조사한 결과 모두 1402마리로 하루 평균 7.6마리에 달했다.

국내에서 야생동물 역사(轢死·road-kill)에 대한 실태 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희생된 동물들은 포유류 515마리, 조류 322마리, 양서류 237마리, 파충류 307마리, 분류가 불가능한 동물은 21마리였다.

포유류는 너구리가 99마리로 가장 많고 쥐 95마리, 족제비 54마리, 다람쥐 50마리, 멧토끼 37마리, 청설모 36마리, 고라니 32마리 순이었다.

특히 천연기념물 등 법정보호동물이 2.4일 만에 1마리 꼴로 76마리가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희생된 법정보호동물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등급인 수달(1마리), 멸종 2등급인 삵(28마리), 무산쇠족제비(2마리), 하늘다람쥐(7마리), 조롱이(1마리), 자라(1마리), 남생이(4마리, 까치살모사(3마리)와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3마리), 쇠부엉이(1마리), 소쩍새(15마리), 큰소쩍새(8마리), 황조롱이(2마리) 등이다.

도로별로는 △88고속도로(42km 구간) 618마리 △전남 구례∼경남 하동 섬진강변 국도(32km) 548마리 △전북 남원∼구례 산업도로(28km) 195마리 △전남 구례 천은사∼성삼재 산악지방도(14km) 23마리 등이다.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선임연구원(33)은 “차에 치어 희생되는 야생동물이 많은 것은 야생동물 통로가 산악 지방도 한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동물들이 오갈 수 있도록 수로, 농로박스 등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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