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大學개혁 10년 허송

  • 입력 2005년 1월 28일 18시 07분


코멘트

1995년부터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혁이 추진돼 왔지만 한국의 대학교육 경쟁력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金振杓) 신임 교육부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육에 섣불리 시장논리를 적용할 경우 인문사회과학 등 기초학문의 황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교육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대학교육 개혁이 순항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대학개혁의 청사진, 제2단계 개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고학력자 비중은 높지만 대학교육 경쟁력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 기술자 공급 능력에서는 크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국가경쟁력 평가기관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3년 보고서를 인용해 조사 대상 30개국 중 한국은 고학력자 비중(25∼34세 대상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교육이 경쟁사회의 수요를 얼마나 충족시켜 주는지’를 보여 주는 대학교육 경쟁력 부문에서는 28위였고, ‘자격을 갖춘 기술자가 노동시장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고급 기술자 공급 부문에서도 25위에 그쳤다.

‘교육체제가 경쟁사회의 수요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를 보여 주는 교육체제 경쟁력 부문에서도 21위로 하위권이었고, 대학과 기업간 연계 부문은 중간 수준인 16위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인적자본과 성장잠재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 나선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력 수준과 신규 대졸자의 수준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대졸자의 질적 수준 저하가 기업들의 경력자 선호를 강화시켜 청년실업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223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대학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26점으로 조사됐다.

KDI의 대학개혁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우천식(禹天植) KDI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정부의 대학 정책은 질적인 내용보다 양적 팽창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서 “정부는 대학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자율권을 줘 대학간 경쟁이 자연스러운 개혁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