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을유년 새아침 애국가에 잠을 깨다

  • 입력 2005년 1월 1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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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 기상과 이 맘으로….”

1일 아침 한반도 동쪽 끝 독도(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에 애국가가 4절까지 울려 퍼졌다.

독도경비대원 30여 명과 경찰관 3명은 을유년 새해 첫날을 애국가를 부르며 맞았다.

평소 애국가를 부를 기회가 거의 없어 ‘새해 행사’로 애국가를 끝까지 불러보자고 뜻을 모은 것. 경찰대를 졸업(20기)하고 지난해 11월 독도경비대장으로 부임한 김무건(金武建·24) 경위가 아이디어를 냈다.

닭띠인 김 대장은 “2005년은 닭의 해라 개인적으로도 느낌이 새롭다”며 “대원들과 새해 첫날 부를 애국가를 연습하고 함성을 지르니 뭉클하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신년맞이 애국가를 부른 뒤 떡국을 먹고 각자의 소망을 빌었다.

수원대를 다니다 휴학하고 2003년 10월 입대한 김정민(金正旻·24) 상경도 닭띠. 김 상경은 “애국가를 부르는 동안 부모님과 친구들의 얼굴이 내내 떠올랐다”며 “말로만 들었던 독도에서 군복무를 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1일 독도의 일출 시간은 오전 7시 26분. 한반도에서 가장 빨리 해가 뜨는 독도지만 해상 날씨가 변덕스러워 대원들은 새해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김 대장은 “나를 비롯한 대원들은 조국을 생각하며 새해에도 자부심을 갖고 24시간 독도를 열심히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현재 독도로 호적을 옮긴 국민은 259가구에 946명으로 집계됐다.

독도 호적(독도리 1∼34)은 1987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송모 씨(64) 가족 5명이 처음 옮긴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서울 구로구 궁동 박모 씨(50) 가족 4명 등 15가구가 독도로 호적을 옮겼다.

울릉=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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