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박기정 이사장 재선임…문화부선 “자진사퇴 희망”

  • 입력 2004년 12월 24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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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가 산하기관 차기 이사장 내정설이 나돌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측근이 이사회 표결에서 패하자 선출된 인물의 자진사퇴를 유도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한국언론재단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표결 끝에 박기정(朴紀正·62) 현 이사장을 재선임하고 문화부에 임명 제청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문화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박 이사장이 명예롭게 물러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박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이사장이 표결 이전에 이미 문화부에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으나, 박 이사장은 “나의 거취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한 바 없다. 내가 물러나면 언론재단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사장 후보로는 박 이사장과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정책고문을 지낸 서동구(徐東九) 전 KBS사장이 추천됐으며 투표 결과 박 이사장이 선출됐다.

언론재단은 열린우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신문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언론진흥원’으로 확대 개편돼 정부, 여당이 언론개혁 중점사업의 하나로 설정한 신문발전기금 지원대상 선정 등의 사업을 맡게 된다.

한편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언론재단 이사장은 문화부 장관 임명사항이어서 청와대 인사추천회의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 주무 부서인 홍보수석비서관실 관계자들은 이사회 결정에 당혹감과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이사회가 추천만 한 것이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문화부 장관이 이사장 임명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사회가 결정했는데 무리하게 뒤집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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