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조각…노끈…바퀴벌레…쓰레기통이냐고요? 학교급식이랍니다!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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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용 칼, 노끈, 바퀴벌레, 개미, 애벌레, 철수세미, 돌, 머리카락….’

경기 성남시의 한 고교 학생들이 학교급식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것들이다.

17일 성남 S고 학생들에 따르면 9월 말 한 3학년 학생은 김치부침개를 먹다 부러진 문구용 칼 조각을 3개나 발견했다는 것. 8월과 9월에는 2학년 학생이 깍두기에서 철수세미 조각을, 밥에서 애벌레를 잇달아 발견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또 다른 2학년 학생이 급식에서 0.8mm 크기의 너트 쇠붙이를 찾아냈다.

이 학교 배종현 교사는 “최근 1, 2학년 6개 학급 학생 2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학교급식에서 벌레 60건, 수세미 조각 34건, 머리카락 30건, 비닐 조각 16건 등 모두 162건의 이물질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1999년부터 A 업체와 계약을 하고 위탁급식을 하고 있다. 이 업체는 성남 등 수도권의 6개 학교에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내년부터 급식 방식을 직영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16일 S고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설령 이물질이 나왔더라도 ‘앞으로 위생관리를 잘하라’는 정도의 시정조치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올해 상·하반기 경기도교육청의 위생 점검에서 기준점수(60점)보다 높은 70.8점, 77.2점을 각각 받았다”며 “일부 이물질이 나온 것은 인정하지만 자율배식을 하다보니 위생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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