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미안해… 엄마를 용서하지마”…삼남매 눈물의 장례식

  • 입력 2004년 12월 12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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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시립장묘센터 화장로 앞에서 어머니 정모 씨가 화재로 숨진 삼남매의 관을 끌어안고 통곡하고 있다. 고양=권주훈 기자
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시립장묘센터 화장로 앞에서 어머니 정모 씨가 화재로 숨진 삼남매의 관을 끌어안고 통곡하고 있다. 고양=권주훈 기자
“차라리 나를 데려가지…. 우리 아이들 어떡해, 뜨거워서 어떡해….”

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시립장묘센터에서는 9일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로 숨진 삼남매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삼남매의 시신은 빈소인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을 떠나 큰딸(11)과 큰아들(8)이 다녔던 인근 청일초교로 옮겨져 학교 주변을 20여 분 돌았다.

이들의 넋을 위로한 뒤 운구 행렬이 서울시립장묘센터로 향하는 순간 눈물을 참았던 아버지 금모 경장(35)이 끝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정모 씨(37)는 길을 막으면서 관을 끌어안고 오열해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부부는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며 통곡했고 시신을 운구하던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동료 경찰들의 얼굴에서도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삼남매의 시신이 장묘센터에서 나란히 한 줌의 재로 변하자 이를 바라보던 정 씨는 “얘들아 미안해. 엄마를 용서하지마…”라고 오열하며 끝내 실신했고, 아버지도 친지들을 끌어안으며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삼남매의 유해는 두 아들이 태어났고 아이들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충북 단양의 강에 뿌려졌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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