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한국 문화인과 교류한듯"

  • 입력 2004년 12월 6일 01시 11분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생전에 한국 문화예술인들과 교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스크바 고리키 세계문학대 김려춘(金麗春·76·사진) 교수는 5일 “톨스토이가 남긴 일기에서 ‘1910년 5월 30일 아침 한국인 한 사람이 찾아와 만났다’는 구절을 찾아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받은 5만여 통의 편지와 1만여 통의 답장을 뒤져 이 한국인이 누구인지 알려고 노력했으나 아직 밝혀내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당시 이광수와 최남선 등이 다투어 톨스토이의 작품을 번역하고 그에 대한 논문을 쓰는 등 조선의 지성계가 톨스토이의 문학과 사상에 열광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군가 서신 교류나 직접 왕래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이다.

톨스토이는 또 일본과의 각별한 인연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제국주의화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한국 침략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도덕성을 잃어버린 인물’이라며 신랄하게 비난했다.

김 교수는 10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살아 있는 톨스토이전’에 맞춰 한국을 찾아 11일 ‘톨스토이와 동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북한 유학생 출신으로 1950년대 러시아로 망명한 김 교수는 일문학자로 동양 비교문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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