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會 마취제 수가인상 요구… “無痛시술 중단”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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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원 산부인과 의사 2800여명이 가입해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마취제를 투여해 산통을 완화해 주는 ‘무통분만’의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29일부터 무통분만 시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현행 건강보험 수가에는 무통분만에 필요한 마취전문의 초빙료와 약품 관리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계속 손해 보는 시술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의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들에 마취의사 초빙료 등으로 받은 추가 비용을 돌려주라고 지시한 데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다. 심평원은 인터넷 카페 등에 “병원이 무통분만 시술비를 정부가 정한 7만∼8만원 대신 15만원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자 차액 환불 지시를 내렸다.

현행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무통분만을 위한 마취 수가는 △경막외마취 수가 2만2560원 △마취약값 6만원가량으로 규정돼 있다. 경막외마취는 정부가 급여 항목으로 책정해 수가를 정해 놓았지만 비용은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이른바 ‘100분의 100’ 수가원칙이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로 대다수 병원은 15만원가량을 받고 있다. 경막외마취를 해 줄 전문의를 부르는 데만 7만∼8만원이 들기 때문. 의사회는 “마취의사 초빙료 등 필수 비용이 수가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수가 문제는 의사가 정부를 상대로 요구할 일인데 이를 이유로 무통분만을 중단하는 것은 진료 거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달 중순경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무통 주사비는 보험 적용 대상이며 환급도 된다’는 글이 오른 것을 계기로 심평원에는 진료비 환불에 대한 문의가 최근 보름 사이에 2900여건이나 접수됐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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