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영도다리 3년뒤 다시 들린다

  • 입력 2004년 11월 24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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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들리는 영도다리의 옛 모습을 3년 뒤부터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철거냐 보존이냐’를 놓고 7년째 논란이 일고 있는 영도다리 처리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큰 그림이 시민합의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 영도다리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보수 및 보강하는 방법으로 6차선 교량을 현 위치에 건설하는 추진계획이 자문위원회를 통해 마련됐다”며 “이를 통해 도심교통량의 처리와 문화재적 가치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허시장은 또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설계과정에서는 인도 설치방법과 선박통행을 위한 항로 폭 확보, 도개(跳開)부분의 기계실 위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당초 영도다리에 대해 국가 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부산시의 보존노력을 높이 사 최근 열린 문화재위원회에 그동안의 추진경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추후 상호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문화재청이 영도다리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존중해 문화재 지정을 사실상 유보한 것이다.

9월 영도다리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진 시민대표 및 시민단체, 경제계, 학계 등 32명으로 구성된 ‘영도다리 어떻게 할 것인가 자문위원회’는 그동안 3차례의 회의와 기술소위원회 구성, 시민공청회 등을 거쳐 최근 절충안을 마련했다.

기존다리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현재 4차로인 다리를 6차로로 확장하면서 도개기능을 복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부산시는 재 가설을 위한 설계와 공사기간을 3년 정도로 잡고 있는 전문가 의견을 감안할 때 2007년 말 정도면 다리가 들리는 옛 영도다리의 모습이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34년 11월 왕복 4차로로 개통된 영도다리(길이 214.7m, 폭 18.3m)는 육지쪽 31.3m의 다리부분이 하루에 두 번씩 들려 관광명물이 됐으나 1966년 9월 이후에는 시설노후로 다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한편 영도다리 논쟁은 97년 롯데그룹이 중구 중앙동 옛 시청자리에 부산 제2롯데월드를 짓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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