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가 요청땐 법정서 진술기회 줘야

  • 입력 2004년 11월 18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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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범죄 피해자가 피해에 관한 심정이나 사건에 대해 법정에서 의견을 진술하겠다고 요청하면 이를 반드시 받아들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만들어 관계 부처에 의견조회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가 이전 공판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진술한 경우나 피해자 진술로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진술권을 주지 않도록 하는 단서조항을 둘 예정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범죄 피해자가 ‘수사과정’에서 충분히 진술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경우에도 피해자의 법정진술권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피해자가 법정에서 의견진술권을 끝까지 관철하려면 증인신문을 신청해 그 자리에서 진술하도록 하는 등 헌법상 보장된 피해자의 진술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법무부는 또 피해자 신문에 신뢰하는 관계인을 함께 참여하게 하고 피해자 증언이나 신문을 비디오를 통해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형소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현재 조직폭력과 강력범죄 등 일부 범죄에 한해 허용하고 있는 비공개 재판의 범위를 확대하고, 범죄 피해자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재판의 비공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관련법 개정을 통해 추진키로 했다.

또한 범죄 피해자의 보호와 지원을 위한 근거 규정을 담은 범죄피해자기본법안과 범죄피해자에 대한 법률구조를 명문화한 법률구조법 개정안을 19일 입법예고한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기본법안은 범죄 피해자가 원할 경우 가해자에 대한 수사, 재판, 형 집행 상황은 물론 가해자의 출소 후 주소까지도 일일이 통보하도록 했다. 또 범죄 피해방지 및 피해자 구조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도 범죄 피해자로 보고 보호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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