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논술준비, 독서-토론부터 시작하라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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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이후의 대입제도가 발표된 뒤 초등학생 학부모마저 “논술을 미리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곧잘 문의해 온다.

그러나 진정한 논술은 사물을 보는 시각이 생긴 뒤에나 가능하다. 어려서부터 논술에 집착하면 아이들이 글 쓰는 것을 어렵게 여기게 된다. 따라서 초등학생 때는 논술의 ‘자양분’이 될 독서와 간단한 글쓰기, 토론에 치중하는 게 좋다.

이 가운데 독서는 특히 오랜 시간을 요구하고 비중도 가장 크다.

올바른 독서를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책을 편안하게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창작동화 전래동화 인물전 지식책 등 두루 읽어 풍부한 지식을 축적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읽는 것은 좋지 않고 오히려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다.

즉, 한 권을 읽더라도 그 책을 충분히 음미하고 감상하도록 교육한다. 책의 내용을 아는 데 그치지 말고,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라는 것이다.

일부 엄마들은 자녀가 책을 읽고 나면 “무엇을 깨달았니”라거나 “본받을 만한 게 뭐니” 등 지나치게 교육적이고 교훈적인 답변을 요구한다. 이보다는 아이들이 편안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이 주인공이 정말 웃기지”, “이런 부분은 정말 슬프지 않니” 등과 같이 느낌을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먼저다.

또 엄마가 기대한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게 아니고…”라고 말하지 말고 “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며 긍정적으로 답한다.

책을 선택할 때도 엄마들은 독서가 공부(학습)와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인물전이나 지식책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책은 고학년으로 간 뒤에 읽어도 늦지 않다. 저학년 때는 창작동화 전래동화 등을 읽혀 아이들이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깨닫고 풍부한 어휘력을 기르도록 돕는다.

초등학교 때의 글쓰기는 ‘교육받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쉬운 것에서 시작한다.

논술이 논리적 성격을 강조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비판적인 글쓰기를 하는 데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은 ‘말하듯이 글을 쓰라’고 권한다. 자신의 주변에서 겪은 일을 자연스럽게 쓰는 것부터 시작한다.

흔히 엄마들은 “아이가 느낌을 별로 안 써요”라면서 느낌이 많은 글이 좋은 글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있는 사실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게 기본이다. 본 대로, 들은 대로, 있었던 일을 그대로 글로 쓰는 것은 중요하며 이후 생각이나 느낌을 서서히 포함시키도록 한다.

논리적인 글쓰기는 고학년 때부터 치중해도 늦지 않다. 사회 역사 인물 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주제를 정하고 이에 대해 생각해 본 뒤에 자신의 주장을 펼치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토대로본격적인 논술은 중학생 때부터 시도해도 늦지 않다.

토론 역시 좋은 논술을 위한 준비 과정이 된다. 토론은 사실 논거 근거에 의해 자신의 주장을 이성적으로 관철시키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한다.

어린이에게 토론을 지도하다 보면 의외로 자신의 생각을 큰소리로 이야기하면 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주장이 타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아예 교과서 신문 등의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으면 주장하지 못하도록 교육시키는 것도 좋다. 또 평소 생활에서 궁금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문제는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킬 자료를 찾는 습관을 기른다. 상식을 갖추기 위해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신문을 보며 신문에 가까워지도록 교육한다.

글쓰기와 독서 토론은 대입을 위한 논술을 위해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아이가 성인이 돼 전문가로 살아갈 때도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점에 유의해 교육해야 한다.

오길주 문예원 원장·아동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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