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예쁜 가슴 좋아”… 성형 50%가 ‘가슴 수술’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36분


‘한국 남자들은 어떤 부위를 가장 많이 뜯어고칠까.’

지난 10년간 국내 남성 성형수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 강남 엔제림성형외과(원장 심형보)는 1994∼2003년 실시된 남성 성형수술을 유형별로 분석한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성형수술은 1994년 65건에서 2003년 196건으로 3배 이상으로 증가 했다. 특히 1998년 100건을 넘어서며 급증했다. 이에 대해 심 원장은 “이른바 ‘꽃미남’ ‘몸짱’ 등의 열풍이 불면서 남성 성형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슴 성형 1위=지난해 남성들이 가장 많이 고친 부위는 뜻밖에 ‘가슴’이었다. 50%인 98명이 ‘여성형유방증’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은 여성 유방처럼 늘어진 가슴에서 지방을 빼내 탄탄하게 만드는 것. 비용이 400여만원에 이르지만 수술을 받으려는 남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1994년 13건에서 무려 7배 이상으로 늘었다.

가슴 성형에 이어 코 23%, 턱 및 모발이식 12%, 흉터 제거 6%, 지방 흡입 4% 순이었다. 엉덩이확대 수술(2%)을 받은 환자가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선호도 변화=가슴 성형의 증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얼굴에서 몸 성형으로 바뀌는 추세다. 엉덩이확대 수술 역시 1999년까지만 해도 단 한 건도 없었지만 지난해 3건이 집계됐다.

이런 변화는 비교적 가장 흔한 남성 성형수술인 코 성형에서 읽을 수 있다. 코 성형수술은 1994년 전체 건수의 37%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1999년 28%로 가슴 성형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2003년에는 23%로 더욱 줄었다.

남성 쌍꺼풀 수술도 마찬가지다. 1994년 10%에 육박했으나 2003년 3%로 뚝 떨어졌다. 흉터 제거 역시 1994년 28%에서 2003년에는 6%로 크게 줄었다.

▽나이 구분 없어졌다=1994년만 해도 남성 성형은 20, 30대의 전유물이었다. 10대와 40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10대와 40대의 성형수술이 늘고 있다. 10대는 1999년 5%, 2003년 6%를 기록했다. 40대의 경우도 지난해 8%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20대가 가장 많이 성형수술을 받았다. 1994년 72%, 1999년 65%, 2003년 73%로 20대가 가장 큰 고객이었다. 반면 30대는 갈수록 줄어 1994년 28%에서 2003년 13%로 크게 떨어졌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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