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김민배 인하대 법대학장

  • 입력 2004년 11월 5일 20시 40분


요즘 안상수(安相洙)인천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늦가을 날씨 만큼이나 싸늘하다. 바로 이게 민심인가. 한때 청백리로 TV 뉴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그가 아닌가. 인천시 클린센터가 ‘청소부서’가 아니라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던 시민들의 자부심은 간곳이 없다.

안 시장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거듭된 소환을 지켜봐야 하는 시민들의 가슴은 이미 숯덩이가 됐다. 안 시장은 극구 부인하지만 쉽게 이해가지 않는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안시장이 건설업자에게 말한 것이 지역발전 기금이든, 뇌물을 염두에 둔 것이든 시민들은 관심이 없다. 왜 시장이 말썽 많은 건설업자와 사무실 밖에서 단둘이 만났는가. 왜 처음부터 자초지종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고 거짓말을 했는가. 빚 때문에 자살하고, 돈이 없어 가정이 파탄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2억원짜리 굴비상자가 준 실망과 배신감은 한없이 크다. 물론 지지자들은 그의 억울함과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외면이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과연 그것뿐인가. 다른 공무원은 정말로 깨끗한가. 시민들은 또 정치권에 묻고 있다. 이 사건에 왜 정치가 개입하는가. 이 사건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혀내서 구겨진 시민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되살려야 한다. 정치적으로 몰고 가지 말라.

시민들은 미국에 출장중인 안 시장에게 기대한다.

당선을 도와준 사람들을 멀리하기 바란다. 그리고 달성 불가능한 공약을 수정하기 바란다. 정치공약과 달리, 행정은 현실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겸손할 때 기회는 다시 온다.

시민들은 외국의 투자자와 함께 한 안 시장의 사진보다, 시민들과 어울리는 시장을 그리워하지 않을지 곰곰 생각해 보고 되돌아보기 바란다.

mbkim@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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