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로봇축구 종주국 지위 ‘흔들’

  • 입력 2004년 11월 2일 2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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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축구의 종주국인 한국의 지위가 일본에 추월당할 위기에 놓였다.

2일 대한로봇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린 제9회 세계로봇축구연맹(FIRA) 컵에는 21개국 96개 팀이 참가했다.

이는 2002년 서울 대회의 25개국 207개 팀, 지난해 오스트리아 대회의 22개국 107개 팀 보다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기술이 뛰어난 선진국 대학팀들이 대부분 참가하지 않고 있다. FIRA컵 단골이었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일본의 많은 대학들이 일본에서 만든 로봇축구 대회인 ‘로보컵’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올해 7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로보컵에는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37개국의 346개 팀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일본은 1996년 시작된 FIRA에 맞서 97년부터 독자적으로 로보컵을 개최해 오고 있으며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이 매년 수십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FIRA에 대한 지원은 한국과학기술재단이 매년 내놓는 1억원이 전부여서 대회 개최도 힘겨운 실정이다.

게다가 올해 FIRA컵 8개 종목에서 한국팀은 처음으로 단 한 종목에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2, 3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종목을 휩쓸었다.

로봇축구대회는 199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종환 교수가 세계 처음으로 창안해 이듬해 대전에서 1회 대회가 열렸으며 한국을 본부로 하는 FIRA가 설립됐다. 그동안 프랑스 브라질 중국 등 모두 6개국에서 9차례 대회가 열렸다.

대한로봇축구협회 김규원 교육부장은 “미래 로봇공학도들의 산실인 이 대회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부족하고 국내 대학에서도 지원이 거의 없어 큰 일”이라고 말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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