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70억 헌납각서 썼지만 이자는 포기 안했다”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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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잔금 헌납각서를 썼느냐고 물었으면 시인했을 것이다.”

조동만(趙東晩) 전 한솔그룹 부회장에게서 20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줄곧 부인했던 ‘각서’의 존재를 처음 인정했다.

현철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최완주·崔完柱)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이 (조씨에게 맡겼던) 원금 70억원에 대한 헌납각서를 쓰지 않았느냐고 물었다면 시인했을 텐데 ‘이자포기각서’를 쓰지 않았느냐고 물어 부인했다”며 “미수이자를 포기하면 조씨가 이득을 보는데 그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철씨는 “조씨에게서 받은 돈은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라 이자”라고 줄곧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검찰은 ‘대선잔금에 대한 이자포기각서까지 쓴 사람이 무슨 소리냐’며 반박해 왔다.

현철씨는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이 “원금을 포기했다면 그에 대한 이자도 포기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받은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예”라고 대답했다. 다음 공판은 15일 오후 2시.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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