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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20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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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자교육은 읽기를 생략한 채 쓰기 위주의 반복학습 형태로 실시돼 온 측면이 있다. 또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한자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자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려면 무엇보다도 다양한 놀이를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 학교에서는 한자를 이용해 여러 가지 게임을 하고 있다. 가정에서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해 볼 수 있는 놀이다.
카드를 뒤집어 한자의 음과 훈이 맞으면 가져가는 ‘카드 매칭 게임’이나 한자가 써진 주사위를 만들어 이를 던지며 한자의 음과 훈을 말하는 ‘주사위 놀이’는 한자에 대한 흥미를 높여준다.
한 개의 주사위에는 한자를 적고, 다른 한 개의 주사위에는 음과 훈을 적은 후 이를 한꺼번에 던져 한자와 음 훈이 맞으면 점수를 얻는 ‘주사위 매칭 게임’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다.
또 교사나 학부모가 불러주는 한자어를 재빨리 파리채로 두드리는 ‘한자 스내치 게임’, 바둑판 모양으로 선을 그려 빈칸에 한자를 써 넣은 뒤 각자 부른 한자를 지워나가는 ‘한자 띠 빙고’ 등은 한자 공부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교사나 학부모가 부르는 한자어를 발로 빠르게 짚어보는 ‘한자 디디아르(DDR)’ 게임을 해 보면 한자를 익히는 동시에 운동도 할 수 있다.
한자어의 기원이나 유래를 이해하는 것도 한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가령 ‘마을 리(里)’는 ‘밭(田)’과 ‘땅(土)’이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다. 밭은 사람이 곡식을 키워 먹을 수 있는 장소이며 땅은 사람이 집을 지어 살 수 있는 곳이다.
고학년의 경우 토론식 수업을 통해 한자를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토론식 한자 학습은 사자성어나 고사성어를 배울 때 어원을 공부한 후 그 의미를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제 논에 물대기’란 뜻의 ‘아전인수(我田引水)’란 사자성어의 의미를 파악한 후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자기에게는 유리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불리한 일을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찬반을 나눠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토론식 한자 수업은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백형윤 서울 덕암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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