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반대” 최대규모 시위

  • 입력 2004년 10월 4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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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 회원 등이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플래카드 등을 흔들며 국보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현 정권을 규탄했다.-연합
4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 회원 등이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플래카드 등을 흔들며 국보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현 정권을 규탄했다.-연합
4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보수원로들을 포함한 시민단체와 종교계 인사 등 10만여명(경찰 추산)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국보법 사수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盧武鉉) 정권에 반대하는 집회로는 최대 규모였다.

참가자들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대국민호소문 등을 통해 “국보법 폐지는 북한 공산세력과 남한 내 친북좌익에 대한민국 파괴의 면허증을 주는 국가적 자살행위이며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절대 다수의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4시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는 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회원 4만여명이 참가했다. 또 이 대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기도회’ 참가자 6만여명도 동참했다.

강영훈(姜英勳) 현승종(玄勝鍾) 전 국무총리와 이철승(李哲承) 자유민주민족회의 총재, 길자연(吉自延)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등 보수원로들이 공동 대회장을 맡았다. 또 김문수(金文洙) 김용갑(金容甲) 박성범(朴成範·이상 한나라당) 등 현직 국회의원들도 참가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국보법을 폐지해야 된다는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하고 열린우리당도 국보법 폐지 당론을 철회하라”면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북한세력을 추종하는 친북반미세력에 대항해 전 국민적 저항운동 및 생존을 건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최측은 △한나라당의 일부 국보법 폐지 및 개정 찬성발언 사과 △북한의 남한 적화통일을 위한 국보법 폐지 기도 포기 △국보법 존치를 위한 결사투쟁 등을 결의사항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대회 운영위원장을 맡은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이번 집회는 국민 상당수가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등 제대로 된 명분이 없는데도 폐지를 강행하려는 정부 및 여권 인사에 대한 엄중한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북한은 적화통일 노리는데 무장해제 웬 말이냐’(성우회) ‘국보법은 국가안보의 마지막 보루, 반드시 지켜내자’(해병대 전우회) 등의 글귀가 적힌 수십개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집회에서는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북한 인공기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 등을 불태우는 등의 퍼포먼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노무현 정권 물러가라” “김정일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오후 6시15분경 전직 북파공작원과 해병대전우회 등이 주축이 된 일부 참가자들이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해 곳곳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분위기가 가열되자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4, 5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뿐 큰 사고는 없었다. 시위대는 오후 8시경 자진해산했다.

경찰은 집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1시경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60개 중대 7000여명의 경찰력을 현장에 투입했으며, 검문을 통해 일부 참가자들로부터 위험한 시위용품 등을 미리 회수하기도 했다.

한편 ‘국보법 폐지를 바라는 기독교 모임’은 이날 낮 12시경부터 종로5가에서 광화문까지 침묵행진을 벌였다. 또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부안군민 핵폐기장 반대 대책위원회’와 부안 주민 3000여명이 모여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 촉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골프장건설 백지화 전국공동대책위원회’가 민주노동당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가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공동 대회장 명단▽

강영훈 전 국무총리,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김동길 태평양시대위원장, 김성은 전 국방장관, 김장환 극동방송사장, 김홍도 기독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남덕우 전 국무총리,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 신현균 민족복음화운동본부총재, 안응모 황해도민회장, 오자복 성우회장, 이상훈 재향군인회장, 이영덕 전 국무총리,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총재, 장영철 이북도민중앙연합회장, 정기승 전 대법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채명신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장, 현승종 전 국무총리, 황인성 전 국무총리

정양환기자 ray@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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