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오염물질 미국까지 간다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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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장 굴뚝과 자동차 매연 등에서 발생한 오염 물질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동부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일간 보스턴 글로브는 10일 인터넷판에서 "대기 오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뉴햄프셔주 포츠머스 시 등의 구름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에서 날아온 대기 오염 물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아시아의 오염 물질이 미국 동부 해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의 대기가 빠른 속도로 산업화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에 위협받을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6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 연구는 공장 굴뚝 연기와 자동차 매연이 대기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미항공우주국의 DC-8 등 최신형 비행기를 동원해 구름 속의 오염 물질을 채취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시작된 이 연구는 이달 말까지 계속될 예정.

연구팀은 오염 물질에 포함된 할로겐화 탄소가 중국에서만 생성되고 있는 점을 들어 이 오염 물질이 중국에서 발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오염 물질이 검출되는 곳은 대기의 높은 지역이어서 건강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오존층 등에 영향을 미쳐 이 지역의 기후 변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대기 오염에 '국경'이 없다는 점을 꾸준히 상기시켜왔다. 3년 전에는 아시아에서 발생한 황사가 미국까지 건너오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제 미국의 대기 오염 물질 배출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날아오는 대기 오염 물질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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