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는…회원 14만명의 '재계 큰손'

  • 입력 2004년 7월 10일 00시 39분


주가 조작 세력과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군인공제회는 군인과 군무원 등 회원 14만6000명에 3월 말 기준으로 자산이 3조7357억원에 달해 경제계의 ‘숨은 실력자’로 통한다.

▽군인들의 복지단체로 출발=군인공제회는 1984년 군인과 군무원의 전역 후 생활안정을 위한 복지단체로 출범했으며 20년 만에 부동산과 금융 제조업 등 13개의 계열사를 보유해 중견그룹 규모로 성장했다.

현역 부사관(옛 하사관) 이상 군인과 군무원의 91%가 공제회 회원이다. 이들은 매달 월급에서 ‘부담금’을 낸다. 이들이 내는 평균 부담금은 월 28만원. 매달 420억원이 공제회 기금에 들어간다. 군인공제회는 부동산과 주식 채권 기업 인수합병 등 분야에서 이 돈을 굴리지만 직접 경영을 하지는 않는다.

▽부동산 투자로 큰돈 벌어=군인공제회는 시행사에 돈만 대고 높은 이윤을 얻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동원해 외환위기 이후 호황을 탄 건설업 분야에서 막대한 돈을 벌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등에 활발히 투자해 건설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서울 광화문의 ‘경희궁의 아침’에 2500억원, 여의도 ‘리첸시아’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3월 말 현재 군인공제회가 부동산에 투자한 액수는 2조4517억원.

부동산이나 기업 인수합병에 비해 이번 검찰 수사의 계기가 된 금융 자산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어 채권에 2200억원, 주식에 900억원 정도 투자했다.

▽투자 다변화=최근 들어서는 기업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등 투자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2500억원을 들여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재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군인이 세계 10위권 타이어 회사를 삼켰다’는 말도 나왔다.

이에 앞서 2001년에는 여신 전문 금융업체인 한국캐피탈과 대한토지신탁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지난달 창간된 국내 최초의 만화 무가지 ‘데일리줌(Daily Zoom)’에 자회사인 공우ENC를 통해 수십억원을 투자해 지분의 50.1%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영업수익이 3590억원에 달하는 등 20년 연속 흑자행진을 하고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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