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의 해명글 전문

  • 입력 2004년 7월 1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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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수와 《세계일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조치 취할 터”

아침 일찍 일어나 노짱방을 보니, 저도 유명인사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뭐, 자세한 내용은 세계일보에 나와 있으니 길게 얘기 않겠고,보도에 대한 해명입니다.

첫째, 저는 정동채 의원에게 집사람 교수 임용과 관련된 일체의 청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한 10년간 공사석에서 만난 적도, 전화 통화한 적도 없죠. 그렇지만 정동채 의원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 알기는 합니다. 왜냐고요? 저는 정치부 기자를 오래 했고, 정의원 역시 정치활동을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서로의 존재까진 모를 수 없죠. 제가 그래도 언론사 정치부장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90년 초반 제가 국민일보 평민당 출입기자일 당시, 정동채 의원은 《한겨레신문》 평민당 출입기자였죠. 그래서 같은 출입기자로서 안면이 있는 정도지만, 정의원이 저보다 더 선배이기 때문에 특별히 친할 수 있는 계기는 없었죠. 제가 정동채 의원과 갖고 있는 인연은 이것이 전부고, 정의원이 정계에 진출할 즈음, 제가 정치부를 잠시 떠나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개인적인 관계를 가질 계기는 없었죠.

둘째, 저는 기사에 나온 오지철 문화관광부차관을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도 못하며, 당연히 개인적으로 전혀 만난 사실도 없고, 그러니 청탁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사실 이 기사는 논리적으로 틀렸는데, 제가 안다면 인터뷰 건으로 이창동 전문화관광부 장관을 압니다. 그럴 리도 없고, 그런 적도 없지만, 이 기사 내용대로 오차관에게 뭔가 청탁을 한다면, 이창동 前장관을 통해서 하지 뭣하러 한 10년간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는 정동채 의원에게 청탁하겠습니까. 정진수가 주장한 일이 일어났던 때는 이창동 前장관이 현직 장관이었습니다.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죠. 참 이런 것도 기사라고 써 갈기는 것이란… 아마도 참여정부 개각과 관련해 정동채 장관을 옭아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제 《세계일보》 사회부 기자를 자칭하는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게 묻더군요. 성균관대 교수 중 한사람이 제가 정동채 장관에게 부탁해 집사람 교수임용 청탁을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죠. 그런 사실이 없으니까. 따라서 《세계일보》 기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라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의 기사를 쓸 수는 있겠죠. 그렇다면, 당근 당사자인 정동채 장관과 제게 문의를 해야 할 것이고, 그런 해명을 기사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명예훼손 감이죠.

따라서 저는 이와 같이 대응하려 합니다. 귀찮지만 변호사에게 의뢰해 법적 검토를 거친 다음, 세계일보와 정진수란 사람을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려 합니다. 형사상으로야 뭐 죄가 있다고 인정되면 깜방 가는 정도겠지만, 민사상으로 저와 서프라이즈에 끼친 손해는 아마 금전 보상이 될 것 같군요. 형사상은 물론 민사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 같군요.

*이하 수정본에 추가된 내용.

저도 여기저기 기자들에게 전화를 받고 보니까 한가지 궁금한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정동채 장관에게 부탁한 사실도 없고, 그러니 당연히 정동채 장관이 오지철 차관에게 부탁할 리가 없고, 제가 오지철 차관을 알지도 못하고 부탁한 일도 없는데, 오차관이 왜 정진수란 사람에게 이른바 청탁을 했는가, 이게 저도 궁금하더라고요. 마누라를 족쳤죠. 제가 요즘 서프라이즈 편집국 창간 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집에 안들어가고 사무실에서 자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전화로 물어봤습니다.

와이프의 얘기를 재구성하면 이렇습니다.

와이프가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지는 한 8년 됐습니다. 지금 나이가 마흔다섯이니 그동안 교수 임용이 되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을 쳤겠습니까. 언론사 정치부 차장에서 부장까지 한 남편이니 어디 청탁해 달라고 압력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저는 워낙 귀차니즘이라 한번도 들어준 적도 없고, 당근 지금까지 교수 임용이 되질 못했죠. 그래서 집사람에게는 제가 별 영양가 없는 인물로 찍힌 지 오래됐습니다.

이번에 성균관대에서 교수임용공고가 났죠. 집사람은 제게 얘기해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을 잘 아니까 나름대로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던 모양입니다. 집사람이 지원한 과에 정진수란 사람이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같습니다. 당근 정진수에게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사람을 찾았겠죠. 그 과정에서 오차관이 정진수란 사람과 친하다는 걸 알았던 모양이죠.(그러나 이 사실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정보란 것은 정진수란 사람이 나름대로 이런 뒷통수를 쳤으니 전혀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집사람은 문광부 산하 무슨 기획단에 자문을 하기로 돼 있는 모양입니다. 집사람도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연극평론활동을 하고 있으니 뭐 자격은 됐겠죠. 그일로 문광부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오차관과 안면을 텄던 것 같군요. 당근 오차관과 연락했겠죠. 집사람은 오차관에게 자신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오차관은 일면식밖에 없는 집사람의 부탁을 왜 들어줬을까요. 짐작컨대, 부탁하는 과정에서 집사람의 남편이 저란 사실을 알았나 생각됩니다. 보통 이런 부탁은 잘 안들어주죠. 저도 행정부 출입을 해봐서 아는데, 일면식 있는 먹물이 부탁한다고 다 들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집사람의 남편이 저란 사실을 알고 아마도 오차관은 정진수에게 저의 집사람을 추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집사람에게 정진수란 사람을 만난적이 있느냐고 물었죠.

서영석 = 그래서 정진수를 만났어 안만났어.

집사람 = 오차관에게 부탁한 뒤 며칠 있다가 정진수에게 전화가 와서 만나자고 하더라. 그래서 만났지. 만났더니, 정진수가 오차관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여러사람이 (당신의 임용을) 부탁한다는데 누구에게 부탁했느냐"라고 묻더라. 당신에게 말도 안했으니 누구에게 부탁했다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 누구에게 부탁했다는 얘기는 못하고 "내가 근 10년간 교수 임용이 안되니 여러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죠"라고 답변했다.

서영석 = 음...정진수는 오차관이 부탁하니까, 그리고 니 남편이 서영석이라고 하니까, 오차관이 엄청 힘 쎈 사람(가령 정동채 장관 정도)에게 청탁을 받고 얘기하나부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군. 너 성균관대 임용은 물건너갔다.

집사람 = 참, 당신에게 부탁해봤자 이빨도 안 들어가고, 나름대로 내가 한다고 해도 이러니, 앞으로도 교수 임용은 포기해야 할까봐.

서영석 = 그러는게 나을 것 같아. 그러게 교수 한명 붙잡아 시다바리 한 10년은 해야 교수 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제 나이도 나이니 뭐 물건너갔다고 봐야지. 그나 저나 이 인간들은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지. 알았어.

그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게 진상이라면 진상이죠.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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