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하위직도 공기업 낙하산…철도시설공단 특채 등 물의

  • 입력 2004년 6월 30일 18시 58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감사직에 대전 충청지역 열린우리당 간부들이 대거 선임된 데 이어 이번에는 당 실무자들이 공기업에 속속 들어가고 있다.

일부 공기업에서는 노조의 반발로 입사가 무산되거나 진통을 겪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의 특보를 지낸 송모씨(45)는 4월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부장급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기획처에서 국회 창구역할을 맡고 있다. 공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입사 경위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입사 형태는 특채였다”고 말했다.

또 열린우리당 대전시지부 사무처장 직무대리를 지낸 박모씨(39)와 2002년 대선 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핵심회원이었던 배모씨의 남편 김모씨 등 4, 5명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입사하려다 노조가 반발하는 바람에 현재 주춤하고 있다.

이 회사 노조 장진우 대외협력국장은 “여당 당직자들이 대거 입사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열린우리당에 두세 차례 엄중 항의했다”며 “힘 있는 여당에서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낙하산식으로 입사하는 것은 조직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대전시지부 정책실장을 지낸 최모씨(61)는 국무총리실 공공기술연구회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비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또 4월 한국수자원공사에 ‘특수직’이라는 신분으로 입사한 박모씨(41)도 대선 때 민주당에 몸담았던 인물.

이 밖에 열린우리당 대전시지부에서 일했던 여직원 오모씨는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대전사무소 직원으로, 대선 때 대전시지부 사무처장을 지낸 이모씨(45)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열린우리당 대전 충청지역 간부들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조폐공사,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직에 선임돼 해당기관 관계자로부터 “전문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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