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생 7000명 신상정보·모의수능 점수 사설학원 통해 유출

  • 입력 2004년 6월 18일 0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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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울산지역 고교 3학년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예상 점수가 사설학원을 통해 사전에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신상정보도 함께 유출됐다.

17일 전교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울산지역 고3 진학지도 교사 모임인 ‘진학지도협의회’는 울산지역 인문계 23개 고교 3학년 7000여명의 답안 가채점을 부산 D학원에 의뢰했으며 이 결과 성적분포도 등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평가원은 2일 전국의 고3생을 대상으로 수능 모의고사를 실시했으며 25일 학생들에게 각자의 원점수 등을 개별 통보한 뒤 전체적인 성적분포도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진학지도협의회는 시험 다음날인 3일 학생들로 하여금 D학원이 만든 OMR카드에 학교, 이름, 반 번호와 함께 자신이 쓴 답을 작성하도록 해 이를 학원 관계자에게 제출했다.

이 학원은 OMR카드를 분석해 석차와 원점수를 기재한 가채점 성적통지서를 12일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이에 앞서 10일 원점수 기준 영역별 등급표와 누적분포표 등 가채점 분석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국가기관이 수집 관리해야 할 학생들의 수능 모의고사 점수가 사설학원을 통해 사전 유출된 것은 시험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또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사설학원으로 유출된 경위 조사와 함께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학지도협의회 관계자는 “수험생들의 진학지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OMR카드분석기를 보유하고 있는 D학원에 가채점을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교육청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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