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특감]“주먹구구식 진행 예산낭비 주범”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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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4일 발표한 ‘공항확충사업 추진실태’ 특감결과는 지방공항 신설사업이 그동안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무 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정책실패’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으며, 지역 숙원사업이라는 이유로 선거 때마다 지방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도 막대한 예산낭비의 주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논리에 따른 예산 낭비=2007년 완공 목표인 김제공항은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 메뉴’였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실제 김제공항 인근의 익산역에서 서울역까지(243km) 고속철도가 운행(운행시간 1시간38분)됨에 따라 항공수요 감소가 불 보듯 뻔한 데도 건교부는 항공수요 감소율을 턱없이 낮게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제공항 수요예측을 위한 지표로 사용한 군산공항 이용실적도 공항이용이 많았던 1993년부터 1998년까지를 기준으로 삼아 항공수요를 과다하게 집계했다.

이런 엉터리 계산방법은 울진공항과 무안공항 건설계획 수립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울진공항에서 각각 63km와 98km 떨어져 공항까지 1시간30분 이상 걸리는 영양군과 봉화지역도 울진공항 이용객으로 분류해 울진공항의 서울노선 수요를 158만명 더 많은 590만명으로 과다 추산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무안공항도 편익과 비용 항목을 임의로 계산해 결과적으로 사업이 타당하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예산 삭감 지방공항 공사 차질 불가피=신설 중인 김제 무안 울진공항에 대해 감사원은 사실상 정책 재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김제공항은 현재 부지 70%가량을 매입한 상태로 착공시기를 늦추도록 조치했다. 무안공항과 울진공항은 활주로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감사원은 사업규모와 개항시기를 조정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이들 공항건설사업에 대한 예산 배정 감축을 예산처에 통보할 방침이어서 지방공항 건설 사업 추진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지방공항 신설 추진형황
공항명사업기간사업비기 집행분(%)2004년 계획
김제1999∼20061,450 341(23.5) 138
무안1997∼20053,0042,215(74.2) 269
울진1996∼20041,235 735(62.3)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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