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 새벽다리 디자인표절 논란

  • 입력 2004년 5월 28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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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다리 조감도
새벽다리 조감도
복원공사 중인 서울 청계천에 세워질 다리 디자인을 놓고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건축 디자이너 이광섭씨(28)는 서울 방산종합시장과 광장시장을 잇는 ‘새벽다리’의 디자인이 자신의 작품을 표절한 것이라고 28일 주장했다.

이씨는 “새벽다리의 디자인이 2002년 11월∼2003년 1월에 있은 서울시의 ‘청계천 교량 아이디어 국제현상 공모’에 응모했다가 낙선한 나의 작품 ‘그대와 나’를 베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교량 전체에 하나로 된 삼각형태의 막을 씌운다는 핵심 주제가 같고 △2개의 삼각형을 거꾸로 포개놓은 듯한 외관 등 세부사항도 같으며 △설계업체가 자신의 작품을 서울시에서 받았다는 점 등을 표절의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이씨는 이 다리의 시공을 맡은 L건설, 교량설계를 담당한 S건설기술공사, 경관설계를 한 E설계사무소의 A씨를 올 2월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시는 공모전이 끝난 뒤 당선작과 낙선작을 CD에 담아 참고용으로 시공업체에 배포했으며, S건설기술공사측은 2003년 5월 다리 디자인을 완성했다.

표절 논란 원작 '그대와 나'

그러나 L건설측은 이씨의 주장에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새벽다리 설계자인 A씨는 “이씨의 작품은 교량 끝이 Y자로 갈라졌지만 새벽다리는 그렇지 않은 점 등 다른 부분이 많다”며 “이씨의 작품은 항의를 받고서야 봤다”고 말했다.

또 S건설기술공사 관계자는 “시가 공모작 아이디어를 기본설계에 최대한 활용하라고 권장까지 했는데 우리가 이씨의 아이디어를 빌렸다면 그 사실을 왜 숨기겠느냐”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L건설 턴키설계팀 관계자는 “막 구조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것”이라며 “제3자가 보면 외관이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이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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