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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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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정신지체장애인 박모양(18)과 함께 치즈를 사러 다닌 영덕여고 2학년 조혜연양(17)은 “언니가 예쁜 사람만 보면 달려가 살짝 꼬집곤 해 당황스러웠지만 대부분 웃음으로 답해 주셨다”며 “나이가 한 살 많은 언니지만 마치 장난꾸러기 동생과 함께 쇼핑하는 것 같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3년째 성은학교 학생들을 위한 현장수업 도우미 봉사를 하고 있는 채지은양(18)은 “우리가 장애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영덕여고에 봉사 동아리가 생긴 것은 2001년. 학생들이 점점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교사 이난주씨(45·여)가 비정부기구(NGO) 대학원에서 자원봉사 관련 분야를 공부한 경험을 살려 만들었다.
“시작 단계부터 학생들이 직접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기획하고 자율적으로 조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활동이 끝나면 항상 소감을 나누고 스스로 개선점을 찾도록 했지요.”
이후 3년 동안 JLS는 매주 인근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하고 토요일 오후마다 지하철역에서 좋은 사회 만들기를 위한 메시지를 담은 막대사탕을 나눠 주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 왔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인근 상점에 외국인을 위한 메뉴판과 안내판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방학 때는 경기 여주군에 있는 라파엘의 집 등 중증장애인의 집을 찾아 며칠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축제 때 모은 돈으로 마련한 TV를 기증하기도 했다.
이 교사는 “예전에는 문도 열어 주지 않고 반찬만 받던 노인들이 이제는 아이들이 오는 날을 기다리며 사탕 등을 건네기도 한다”며 “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며 후원금을 건네는 시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문계 고등학교라 부모님들이 처음에는 학업 걱정을 많이 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아이들 성적이 오르고 자세가 바뀐다며 기뻐하시는 분이 많다”며 “지금은 입회 경쟁률이 4 대 1을 웃도는 인기 동아리”라고 자랑했다.
JLS 학생들도 현재 7월 20일∼9월 20일 본보와 소니코리아가 공동주최하는 ‘청소년 자원봉사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봉사활동비를 후원받고 주제를 정해 활동한다는 데 매력을 느꼈기 때문.
학생들은 “작은 동아리에 불과하지만 주변 학생들이나 시민들이 우리 활동을 응원하고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을 볼 때 행복의 씨앗을 뿌리는 느낌이 든다”며 “졸업하더라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자원봉사 비용 후원해드립니다▼
동아일보사와 소니코리아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청소년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는 제1회 청소년자원봉사축제인 ‘우리 함께 더 밝은 세상 만들기’가 펼쳐진다.
봉사활동 분야는 △수질·환경보전 △사회복지기관 및 시설 △학습·교육 △문화·체육 △지역사회 △정보·교류 △복합 활동 등. 학생뿐만 아니라 근로청소년 군인 재소자까지 포함해 9∼24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 접수는 6월 20일까지 행사 인터넷 홈페이지(www.youthvolunteer.or.kr)에서 할 수 있으며, 이 중 총 50개팀을 선정해 봉사활동 비용을 후원한다. 봉사활동 기간은 7월 20일∼9월 20일. 봉사활동 결과를 심사해 시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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