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의학-서양의학 손 잡았다

  • 입력 2004년 5월 20일 22시 41분


대구한의대(총장 황병태·黃秉泰)와 삼성서울병원(병원장 이종철·李鍾徹)이 한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 대학과 병원 측은 지난주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 국제 수준의 한방임상시험센터 설립을 위한 첫 협의회를 가졌다.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공식적으로 협력해 한방임상시험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대구한의대가 한방임상시험센터를 설립하려는 것은 한약재와 한방처방, 한방관련 식품 등을 국제적 기준에서 검증하고 표준화하기 위해서다.

가령 ‘정력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이 실제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려는 것.

국민생활과 밀접한 문제이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검증하는 독립된 연구기관은 국내에 없다.

지금까지 한방처방이나 약재 등에 대한 국제적 표준화 작업이 제대로 안돼 국내 한방의학을 세계에 알리는데 걸림돌이 돼왔다는 것이 한의학계의 지적이다.

한약재와 식품이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한약재를 달이는 기구들도 검증 절차 없이 보급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이석구 임상시험센터장은 “한방임상을 주제로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머리를 맞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한방과 양방의 장점을 서로 보완하면 의료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한의대의료원 한상원(韓相源) 기획처장은 “내년부터 부분적으로 운영에 들어가 2008년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한방임상시험센터를 완성할 것”이라며 “이 센터가 가동되면 한방처방, 한방관련 식품이나 화장품, 한약재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기준이 마련돼 환자와 일반인의 한방에 대한 신뢰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15년까지 사업비 4000억원을 들여 한방산업을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방임상시험센터는 지역의 한방산업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한의대 한방임상시험센터 설립지원팀장인 권영규(權寧奎·한의학과) 교수는 “한방을 산업으로 연결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약초 생산부터 가공까지 모든 단계를 계량화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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