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서 고개숙인 安교육 “잘 봐주세요”

  • 입력 2004년 5월 19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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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좀 잘 봐주세요.”

안병영(安秉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와 언론에 대해 교육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안 부총리는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재경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가진 특별강연에서 “지금의 교육부를 보지 않고 20년 전 교육부로 생각하고 폄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외부에서 교육부에 대해 ‘사학(私學)과 유착된 부처’, ‘관료주의에 찌든 부처’ 등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혹시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 바꿔달라”고 재경부 공무원들에게 부탁했다.

1995년에도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안 부총리는 “전통적으로 경제부처와 교육부는 긴장 관계였다”며 “전문가가 소수인 경제부처와 달리 교육부는 전 국민이 ‘교육 전문가’여서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데다 교총, 전교조, 학부모 단체도 힘든 상대”라고 말했다.

또 “교육부가 예산을 가장 많이 쓴다지만 실제로는 85%가 각 시, 도에 나가는 교육 관련 교부금”이라며 교육부에 대한 경제부처의 나쁜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애썼다.

언론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안 부총리는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교육을 사회부가 맡고 있어 교육을 ‘사건화’하는 경향이 많다”며 “교육에 대해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 어려워 국민의 뇌리에 비친 교육은 사건이 발생하는 ‘지뢰밭’이 되고 있다”며 언론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교육부와 교육정책이 문제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안 부총리는 “고교 졸업생의 79.6%가 진학할 정도인 ‘과(過)교육’ 상태를 제어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며 “대학의 질은 떨어지고 양만 팽창하다보니 여기서 키워진 사람들의 지식과 기술이 사회의 요구조건과 맞지 않아 취직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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