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文花, 학과 → 學校…서울대생 60% 한자 낙제

  • 입력 2004년 4월 9일 18시 35분


‘다음 단어를 한자로 쓰시오. ①문화(文化)→文花 ②학과(學科)→學校….’

올 1학기 서울대 대학국어 수강생의 약 60%가 한자어 기초실력 평가에서 50점 미만인 ‘낙제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가 3월 초 실시한 이 시험에서 응시생 1264명 가운데 775명이 낙제점을 받았으며 8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197명에 불과했다. 전체 평균 점수는 44.61점.

단과대별 평균 점수는 법대가 75.69점으로 가장 높았다. 일부 단과대는 20점에도 못 미쳤다. 교양과목인 대학국어 수강생 가운데는 2, 3학년도 꽤 있어 이 같은 시험 점수는 다소 충격적이다.

시험문제는 한자 단어 쓰기, 사자성어 읽기, 문장에 알맞은 한자어 넣기 등 100문항이었다.

어떤 학생은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는 이모티콘(감정을 나타내는 인터넷상의 기호)인 ‘ㅜ.ㅜ’을 쓰기도 했다. 蔑視(멸시)를 ‘경멸’, 배수진(背水陣)을 ‘부수차’, 痛快(통쾌)를 ‘통침’으로 읽은 학생도 많았다.

대학국어 담당 신수정 교수는 “학생들이 시험용인 사자성어에는 강하지만 생활한자에는 약한 것 같다”면서 “범위를 정해 치른 2차 평가에서는 평균 점수가 80.73점으로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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