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백씨는 사노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사노맹 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로 92년 검거돼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하던 중 99년 2월 사면복권됐다. 그 후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가 노트르담대 로스쿨에서 국제인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백씨는 지난해 미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현재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조교수로 임용돼 국제인권법과 한국법을 강의 중이다.
백씨가 정평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난해 3월 백씨의 서울대 법대 동기생으로 정평 소속인 김제완 변호사가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 초빙교수로 간 것이 계기가 됐다. 김 변호사가 정평 대표인 박연철 변호사와 논의한 끝에 국제인권법과 미국법 분야의 자문역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고, 백씨가 이를 승낙한 것. 박 변호사는 92년 백씨의 변론을 맡은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백씨는 “한국에 돌아가면 지난 삶을 감싸 안으면서도 새 조건에 맞는 방식으로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노맹 사건이란 1990년 10월경 국가안전기획부에서 혁명적 좌파조직인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조직원들을 일제 구속 및 수배했던 사건으로, 91년 구속된 노동자 시인 박노해(본명 박기평)씨로 인해 유명세를 탔다. 안기부는 당시 사노맹이 전국 50여개의 노조와 40여개의 대학에 1230여명의 조직원을 거느렸다고 발표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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