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애들레이드市 한국학생 유치전…주정부서 민박알선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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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시는 조기 유학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글레눈가 외국인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비영어권 유학생들을 위한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애들레이드=나성엽기자
애들레이드시는 조기 유학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글레눈가 외국인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비영어권 유학생들을 위한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애들레이드=나성엽기자
조기 유학생을 둔 부모는 자녀가 범죄로부터 안전한 곳에서 생활하면서 외국 문화를 경험하기 바라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대도시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환경을 갖추고 생활비와 학비가 저렴하면 더욱 좋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주도 애들레이드시는 이런 장점을 살려 최근 대대적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각급 학교들이 외국인 학생을 위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주 정부가 ‘나홀로 유학’에 나선 초중고교생의 민박 가정을 알선하고 있다. 주 정부는 민박 가정이 공정 가격 이상을 받지 못하게 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애들레이드시는 초중고교 유학생의 1주일 민박 비용이 180(약 15만원)∼300호주달러(약 25만원)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민박 가격 등을 조정하고 있다. 1년 학비는 연간 1만(약 833만원)∼1만5000호주달러(약 1250만원) 수준이다.

애들레이드 교육기관 마케팅 전담기구인 ‘에듀케이션 애들레이드’(www.studyadelaide.com)의 패트릭 마크위크스미스 대표는 “애들레이드는 포도주와 자동차 등 1, 2차 산업의 비중이 컸으나 ‘교육’이 전체 산업군 가운데 수출 실적 8위를 기록하며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모든 업종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나 교육 서비스만 플러스 성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애들레이드시에서 조기 유학 중인 한국 학생은 약 500명이다. 강숙경씨(41·서울 도봉구 방학동)는 지난해 1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데리고 이곳에 왔다.

강씨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즐겨 1년 더 있기로 했다”면서 “생활비는 싸지만 외국인은 학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서울보다 다소 많은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글레눈가 외국인 고교를 다니는 이소영양(15)은 “혼자 유학 온 친구들은 힘들어한다”면서 “민박집에서 아침에 깨워주지 않아 결석을 자주해 출석 미달로 비자가 취소된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애들레이드시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유학 여건은 좋은 편이지만 ‘나 홀로 유학생’의 문제점은 여느 도시나 다를 바 없었다. 이 때문에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가 함께 떠나 돌봐주거나 책임감이 있는 가디언(보호자)을 구해야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정부 교육청은 외국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생활이나 가디언 등에 대해 불만이 있을 때 e메일(decs.isp@saugov.sa.gov.au)이나 전화 등을 통해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애들레이드=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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