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억울한 일 당한 외국인여성 오세요”…부평 쉼터

  • 입력 2004년 3월 15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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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사연이 있는 외국인 여성은 누구나 찾아오세요. 무엇이든 도와 드립니다.”

한국인 남편에게 버림받아 오갈데가 없거나 구타 등에 시달리는 외국인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쉼터가 인천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다.

여성 인권운동단체인 ‘인천 여성의 전화’는 최근 부평구 부평4동에 이주(移住) 여성 쉼터를 마련해 19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20여평 규모의 단독주택을 개조한 이 쉼터에는 4개의 방과 거실, 식당 등이 있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건물 임대료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남편의 폭력 등에 시달리는 외국인 여성 10명이 당장 입주해 살 수 있는 규모이다.

1차로 2002년 국내에 들어와 동거하던 한국인에게 버림 받은 콜롬비아 여성(22) 등 2명의 여성이 살게 된다.

여성의 전화는 이들이 당한 피해 등을 상담하기 위해 영어와 러시아어 등에 능통한 10명의 자원봉사자를 선정했다. 또 이혼이나 폭력 피해에 대한 보상을 담당하는 변호사 등 10명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질병이나 상처를 무료로 치료하기 위해 부평 중앙병원과 인천 사랑병원, 후생병원 등 3개 병원이 후원기관으로 참가한다.

여성의 전화는 앞으로 쉼터에 거주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인천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 여성의 생활을 돕기 위한 상담활동과 한국어교육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인천 여성의 전화 배임숙일 회장(45)은 “인권을 유린당하고도 제대로 호소하지 못하는 외국인 여성을 돕기 위해 쉼터를 개설했다”며 “한국사회에 대한 조기적응을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에는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취업과 결혼 등을 목적으로 입국한 8400여명의 외국인 여성이 거주하고 있다. 032-527-0090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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