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중4동 한라마을 주공3단지

  • 입력 2004년 3월 15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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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4동 한라마을 주공2단지(1246가구)에 사는 최재혁군(6)은 이웃의 온정에 힘입어 병마(病魔)와 힘차게 싸우고 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최군은 12일에도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곧 집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라마을 주공2단지는 근로자아파트로 형편이 넉넉지 못한 가정이 많지만 최군의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지난해부터 단지 입구에 모금함을 놓고 병원비를 모았다.

큰 돈은 아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모아진 성금이 최군 부모에게 전달됐고 주민 몇몇은 수시로 병원에 입원하는 최군을 찾아 위로해주고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해 목욕과 청소, 빨래 등의 봉사활동을 펴는 주민도 많은 편이다.

김진옥씨(56·여)도 인근 한라복지관이나 홀로 사는 노인의 집에서 이 같은 활동을 벌이는 수호천사. 김씨는 “나 보다 못한 사람의 손발이 되는 것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주민들은 2002년과 2003년 수해를 입은 강원 삼척시 도계읍의 조그마한 마을에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손석영 회장(55)은 “아파트 규모는 평균 17평형으로 작지만 남을 도우려는 마음은 아주 크고 따듯하다”며 “주민들이 불우이웃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2, 3차례 바자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1년 뒤인 1996년부터 매년 10월에 열리는 마을잔치는 주민 단합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110동 앞 1층 주차장에 50평 규모의 간이무대를 꾸며놓고 노래자랑대회를 여는가 하면 줄다리기, 씨름대회를 진행한다. 땀을 흘리면서 손수 만든 음식과 막걸리를 나눠먹을 수 있어 고향 정취를 느끼게 하는 날이기도 한다.

관리사무소 2층에는 맞벌이부부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공부방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500여권의 우량도서를 비치해 대여하는가 하면 매달 우수 이용 청소년 10명을 선정해 도서상품권 등을 주고 있다.

부녀회에서는 요즘 화단 가꾸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입주 초기 조경시설이 부실한 편이었지만 수 년 전 목련 감나무 대추나무 등이 새로 심어져 이젠 제법 나무 향기를 풍기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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