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까지…중학생 왕따 동영상

귀 잡아당기고… 머리 치고…
중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를 집단으로 괴롭히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충격을 주고 있다. 한 학생이 책상에 앉아있는 친구의 머리를 붙잡고 있고 다른 학생은 이를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연합]

여러 학생이 같은 반의 친구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인터넷에 올린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오전 경남 창원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한 학생을 여러 명이 괴롭히는 내용의 동영상이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랐다.

1, 2편으로 나눠진 총 16분 길이의 이 동영상에는 학생 5, 6명이 혼자 책상에 엎드려 있는 A군(16)의 머리를 치고 귀를 잡아당기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들은 또 A군의 가방을 빼앗고 책상을 치는 등 집단 따돌림을 했다.

이들은 A군이 항의하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으로 찍었다. 이들은 A군에게 욕설을 퍼붓고 비웃었다. 다른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이를 만류하지 않은 채 지켜볼 뿐이었다.

‘카메라를 피하는 방법’이란 제목으로 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같은 중학교 B군(16)은 자막에서 “이번에 영화제 영화 감독상을 노려보겠으니 즐감(즐기며 감상)해 주세요”라며 자신과 피해자 A군, 다른 가담 학생들의 이름을 밝혔다.

이를 보고 분노한 네티즌들이 이 중학교 홈페이지와 B군 개인 홈페이지에 몰려 1000여 건에 가까운 비난의 글을 올리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

이 동영상이 올려진 인터넷 사이트는 뒤늦게 동영상을 삭제했다. 또 B군은 “많은 사람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 드린 것을 사과한다”는 사과문을 게재하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그러나 A군 가족은 가해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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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