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추적/무료급식소 운영난 심각

입력 2003-12-17 19:08수정 2009-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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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2시 인천 중구 동인천동 경인전철 동인천역 앞 광장.

1996년부터 매일 오전과 오후 이 곳에서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선교단체인 베다니마을의 승합차가 도착하자 순식간에 200여명의 노인이 몰려들었다.

이날 제공된 점심은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3, 4조각의 식빵과 보리차 한잔이 전부였지만 급식을 시작한 지 5분도 안돼 동났다.

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이기영 간사(34)는 “후원금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어 빵과 함께 지급하던 우유나 음료수를 나눠주지 못하고 있다”며 “순수한 후원금으로만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데 올해 유난히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97년 무료급식소를 설치한 중구 내동 성미가엘사회복지관은 중구지역 노인에게만 출입증을 발급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00명 이상의 노인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별다른 제한 없이 급식했으나 올해는 120명 분량으로 줄였다.

복지관 관계자는 “보조금이 지난해에 비해 40% 정도 감소한데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급식소를 찾는 노인들이 급증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식노인과 노숙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인천지역 무료 급식소가 최근 잇따라 문을 닫거나 폐쇄될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끼니를 거르는 사람이 늘고 있는 반면 각계의 지원이 크게 감소해 급식소를 운영하는 사회단체와 복지시설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와 시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던 중구 신포동 경로식당과 서구 가정3동 서부제일무료급식소 등 7곳의 급식소가 올해 문을 닫았다.

현재 인천에서는 9개 구·군(區郡)의 사회복지시설과 16개 종교단체 등이 급식소 44곳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급식소를 이용하는 노인이 하루 평균 4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올해 하루 평균 1312명(1인당 1520원)에 대한 급식비만 확보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지침에 정해진 대로 하루 이용자가 20명 이상이고 매주 3회 이상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소 34곳에 대해서만 5억9827만원을 지원했다.

다른 광역단체의 급식비 지원 대상은 서울 3744명, 부산 2389명, 광주 1918명, 대구 1548명 등이다.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민간단체는 시민이 내는 후원금과 법인 전입금 등이 크게 감소하자 급식 횟수와 인원을 줄이고 있다.

시는 최근 15개 급식소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중구 ‘사랑의 쉼터’ 급식소 등 운영난이 심각한 8곳에 900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인천시 김진택 노인복지팀장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문을 닫거나 급식을 제한하는 급식소가 늘고 있다”며 “내년 예산을 지원 요청액의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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