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서남북/집단사표 '할리우드 액션'?

입력 2003-12-16 18:54수정 2009-10-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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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李明洙) 행정부지사, 유덕준(兪德濬) 정무부지사, 임형재(任亨宰) 기획관리실장 충남도 고위공무원 6명이 15일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에게 돌연 집단으로 사표를 냈다.

㈜중부농축산물류센터의 지방공사(公社) 전환을 위해 도의회에 신청한 예산(110억원)이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된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이 사퇴의 변이다. 충남도는 적자투성이인 중부농축산물류센터를 공사로 전환한 뒤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들이 ‘혈세 낭비’에 대한 사죄 차원이 아니라 ‘수습일정 차질’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표를 낸데 대해 논란이 적지않다.

이 물류센터는 1999년 충남도와 천안시, 농협 등이 자본금 191억원을 공동 투자해 설립했다. 이 센터는 4년여만에 경영난으로 자본금 전액이 잠식됐다. 적자액만 5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10월에는 시민단체로부터 ‘밑빠진 독’ 상을 받기도 했다.

사표를 낸 공무원 가운데 이 부지사와 임 실장은 국가공무원이어서 사표를 행정자치부에 내야 한다. 결국 이들의 사표 제출은 형식적인 쇼일 뿐이다. 일부에서는 예산을 삭감한 도의회에 항의하기 위해 또는 19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의원 발의를 통해 예산안을 재처리하기 위해 사표를 낸 것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표 사건’을 계기로 물류센터 적자 책임에 대한 심 지사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물류센터의 자본 잠식과 부채 누적 사실이 이미 확인됐는데도 9월에야 도의회의 요구에 떠밀리다시피 사과했기 때문이다.

당시 심 지사는 의회의 사과 요구에 대해 “(예산안을) 승인해줬으니 같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동반책임론’을 펴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심 지사는 불과 하룻만인 16일 “최종 책임은 도지사에게 있다. 지금은 이 업무를 충실히 마무리할 때다”라며 사표를 반려했다. 심 지사는 지금까지 물류센터 경영부실과 관련해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공무원을 징계한 적이 없다. 혈세 수백억원이 낭비됐어도 충남도 어디에서도 참회록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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